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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호가 '꿈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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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10.29 대책 발표 이후 급락세를 보이던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급매물이 거래되면서 재건축 아파트 호가가 일부 올랐다.

이에 따라 재건축 아파트값이 바닥을 찍은 게 아니냐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내년에 재건축 개발 이익 환수제와 조합원 전매 금지 등을 도입하면 추가 하락할 수 있어 섣부른 매수는 금물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 2단지 13평형은 지난 10일께만 해도 4억1천만원까지 거래됐으나 지금은 4억5천만원을 호가한다. 신천동 잠실시영 13평형(구동)도 보름 전 3억6천만원에서 지금은 3억9천5백만원을 줘야 매입할 수 있다. 신천동 서울공인 이성원 사장은 "지난 8일 주공 4단지의 동.호수 추첨과 함께 일반분양가가 예상보다 높은 평당 1천8백만원대에 달하자 인근 주공 1~3단지, 시영단지 급매물이 많이 소화됐다"고 말했다. 잠실동 에덴공인 김치순 사장은 "상향 조정된 호가에선 사려는 사람이 없어 추가로 오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 1단지 15평형도 지난주엔 4억8천만원까지 거래됐으나 지금은 가장 싼 매물이 5억1천만원선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도 한때 5억5천만원까지 내려갔으나 지금은 5억9천만원선이다. 개포동 남도공인 이창훈 사장은 "다주택자들이 양도.보유세 중과조치에 시세 이하로 매물을 내놓자 일부 실수요자가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매입했기 때문"이라며 "값이 더 빠지면 사겠다는 사람이 많아 급락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 2단지 18평형의 경우 5억원짜리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호가가 5억2천만원대로 올랐다. 하지만 9.5 대책 이전만 해도 10억원을 호가하던 주공 3단지 25평형은 8억3천만에 매물이 나와 있으나 거래가 없다. 인근 양지부동산 이덕원 사장은 "20평형대는 자금 부담이 크기 때문인지 실수요자가 많지 않아 호가 반등이 거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송파구 둔촌동 주공.강동구 고덕시영 단지들도 이번 주 들어 일부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호가가 5백만원 이상 올랐다. 투자개발회사인 지오시앤디 곽창석 사장은 "일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하락세가 멈추고 있으나 바닥을 찍었다고 보기에는 무리"라며 "당분간 거래 침체 속에 약보합세가 지속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원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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