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만행 속죄 한국인 무료시술 일물리요법사 이노우에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일본이 과거 한국인에게 사람으로서 하지 못할 만행을 많이 저질렀다는 것을 잘 알고있습니다.
제가 시술하고 있는 요법이 부분적이나마 그 속죄를 대신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일본의 저명한 물리요법사 이노우에 가쓰야쓰(52)씨는 한국인의 병을 무료로 치료해 주기 위해 87년부터 매년 2∼3차례씩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그의 치료법은 자신이 개발한 통쾌법이란 특수한 지압마사지법이다. 일본 의료법은 요술사자격과 시술행위를 인정하고있어 그는 일본요술사협회가 발행하는 1급기능사 자격을 갖고있다.
그의 통쾌법은 근육을 풀어주는 시술이다.
『근육이 굳으면 혈관·림프관·신경을 조여 혈액이나 림프액의 흐름을 방해하고 세포에 산소와 영양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병을 발생시킵니다. 그 부위가 위에 있으면 위가 나빠지고 간에 있으면 간기능이 떨어집니다.
제 손은 암과 바이러스 질환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질병을 낫게 할 수 있습니다. 후천성 심장병, 고혈압, 인슐린을 쓰기 이이전의 당뇨병, 간질, 신장염, 정신적 계통에 이르는 질병까지도….』
그의 손은 뼈마디가 굵은 보통 남자손에 불과하지만 이 손으로 지금까지 1천5백여명의 환자를 치료해 낫게 했다고 한다.
그는 신장염 환자를 치료해 달라는 한국인 스님의 요청으로 지난 25일 방한해 29일 일본으로 돌아갔다. 그를 초청한 사람은 일본 교토에 있는 고려사의 주지이며 한국의 일제 36년사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서남현스님 (38).
이번에 그에게 치료를 받은 사람 중에는 한국전기통신공사 직원인 이강선씨(38)가 포함돼있다. 불치의 신장염으로 매주 두차례씩 혈액에서 노폐물을 걸러내는 신장투석치료를 받고있던 이씨는 『25일부터 하루 2시간씩 3일간 치료를 받았는데 투석예정일인 치료 첫날부터 이미 증세가 없어져 아예 투석을 중단했으며 완치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오사카에서 3대째 인형케이스 제작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노우에씨는 일본인에게는 환자 1명당 1백만엔 정도의 치료비를 받지만 제일교포를 포함한 한국인에게는 무료시술을 해주고 있다.
그는 『일제 36년을 전혀 모르던 저는 84년께 일본 교과서 왜곡사건으로 시끄러웠을 무렵 일본 TV에 생방송 된 야구선수 장훈씨의 「어머니를 말한다」 라는 프로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면서 『일제 때 장훈씨의 어머니가 손에 화상을 입어 병원을 찾았지만 조센징이라며 의사가 치료를 거부했다는 얘기를 듣고 일제가 한국인에게 몹쓸 짓을 한 것을 차차 알게되고 속죄할 생각을 갖게됐다』고 소개했다.
그가 자신의 통쾌법을 개발한 계기는 뇌성마비로 태어난 딸을 현대의학으로는 치료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스스로 치료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는 수소문 끝에 한 요술사로부터 기초시술법을 배우고 15년간의 꾸준한 연구 끝에 자신의 기법을 완성하고 딸도 완치시켰다. <조현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