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발 잃은 뒤 찾은 자유' 탈북자 박혜리씨 눈물의 기자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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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자신의 발을 보여주고 있는 박혜리씨. (전한 기자)

탈북자들이 북한의 실상을 폭로하며 한국정부와 미주 한인사회에 북한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를 호소했다.

한국통일문화진흥회의 LA지부(회장 김도우)는 LA를 찾은 탈북 여성 박혜리(42.가명)씨와 박씨의 탈북을 도운 피랍탈북인권연대의 도희윤 대표를 초청 1일 JJ그랜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탈북 과정에서 두 발을 잃은 박씨의 이번 미국 방문은 평소 박씨를 돕던 미 인권단체 '디펜스 포럼'이 재수술과 치료 혜택을 제안 초청하면서 이루어 진 것으로 박씨와 도 대표는 5일 워싱턴DC를 방문해 수술 일정을 잡을 예정이다.

박씨는 미국에서 장기 요양하며 연방의회 청문회 참석의 기회도 모색한다.

박씨는 지난 2000년 아들(17)과 함께 중국 장춘으로 탈북 2003년 아들을 맡겨두고 먼저 한국행을 기도하다 내몽골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돼 북한에 강제 송환을 당했다. 박씨는 북한 보위부의 심문 조사과정에서 한달에 걸친 극심한 고문을 당하면서 탈북 과정에서 동상을 입었던 두 발을 잃었다. 보위부원들은 '다리가 없어야 탈북 시도를 못한다'며 치료는 커녕 두 발에 온갖 모진 고문을 가했다.

박씨는 2004년 8월 재탈북 아들과 함께 중국→미얀마→라오스→태국의 대장정을 거쳐 2005년 10월 한국에 입국했다.

박씨는 "맞지도 않는 의족과 목발에 의지한 채 때로는 동료에게 업혀서 때로는 네발로 기면서 그렇게 한국의 품에 안겼다"고 흐느끼며 "자식들의 미래를 던져가며 북한에 살 수 없었다"고 힘들었던 탈북과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회견에는 탈북자 마영애(41.가명).최은철(가명)씨 부부도 참석해 북한의 실상을 고발했다. 마씨는 미 행정부를 통해 망명에 성공한 최초의 탈북자로 현재 뉴욕 하와이 LA 등 한인사회를 돌며 북한의 현실을 전파하고 있다.

서우석 기자 sws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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