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남·북부 안전…주민들도 한국군 원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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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이라크 파병 조사단은 24일 이라크 치안상황이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며 한국군이 이라크에 파병돼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국회조사단은 이날 바그다드의 공화국 궁에서 본지와 단독으로 6일간의 현지조사를 마무리하는 간담회를 열고 "국익을 도모하기 위해 이라크 추가 파병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국회조사단은 25일 바그다드를 출발, 26일 서울에 도착한다.

한국 국회조사단은 이라크 치안상황과 관련, 바그다드를 중심으로 한 수니파 삼각지대는 불안하지만 이라크 남.북부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조사단장인 한나라당 강창희(姜昌熙)의원은 "바그다드의 팔레스타인 호텔에서 직접 로켓포 공격을 당해 치안 부재 상황을 피부로 느꼈지만 전반적인 치안상황은 생각보다 나은 상태"라고 평가했고 열린우리당 송영길(宋永吉)의원도 "'제2의 베트남'이란 일부의 주장은 틀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바그다드를 제외한 북부와 남부지역에서는 한국군의 도움을 받아들이겠다는 게 현지인들의 입장이라며 적절한 규모의 파병이 이뤄지면 이라크의 재건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한국의 국익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군의 추가 파병이 전반적인 한.중동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도록 세심한 준비와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도 한국의 파병을 권유하지 않고 알카에다 등 과격세력들도 테러의 타깃으로 한국을 공격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姜의원은 "필요한 장비와 물자를 현지에서 직접 보니 대규모 추가 파병에는 부담이 많이 따를 것"이라면서 "적절한 파병 규모와 성격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국회조사단은 24일 낮 모술에서 101공중강습사단의 군수 및 의료 참모들과 면담을 하고 미군의 활동상황을 들었다. 이후 모술의 종교지도자들과 만나 지역 종교인들로부터 한국군 파병에 대한 입장을 청취했다.

살리흐 칼라프 모술 종교위원회 국장은 "모술 치안업무의 주도권은 이라크인들이 가져야 한다"며 "모술에 파병될 경우 한국군은 이라크 경찰의 치안유지 활동을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조사단은 이어 모술의 이븐 시나 병원을 방문해 재건지원 상황과 의료시설을 둘러보았다. 이 자리에서 姜의원은 "그나마 시설이 좋다는 병원이 이 정도인 만큼 어떤 형태로든 한국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이어 이라크 북부의 한 미군 공군기지를 시찰하고 바그다드로 향했다.

바드다드=서정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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