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솔로·커플·엽기솔로 '1만원이면 행복 가득'

중앙일보

입력

크리스마스가 딱 한달 남았습니다. 벌써부터 각종 크리스마스 이벤트가 우리들을 들뜨게 하는데요. 이런 와중에 외국의 한 인터넷 사이트(http://www.xmasresistance.org/)에서는 성탄절의 무분별한 소비행태를 비난하며 'NO 쇼핑 NO 선물'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사이트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기독교인도 아니면서 성탄절이면 각종 장식과 선물로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모습을 안좋게 바라보는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너무 과하지만 않다면 성탄절을 핑계로 사랑과 기쁨이 넘치는 하루를 보낼수 있다면 그 역시 의미가 아닐까요.

우리의 현명한 네티즌들 역시 같은 생각인 듯. 인터넷 카페나 게시판등을 통해 알뜰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한 정보들이 오가고 있답니다. 그중 가장 각광받는 '1만원으로 환상적인 크리스마스 보내기'의 노하우를 살짝 훔쳐봤습니다.

1만원으로 환상적인 크리스마스 보내기.

1. 십원

- 연인 : 우선 만원짜리를 십원짜리 천개로 바꾼다. 그리고 999개는 튼튼한 봉지에가 넣어놓고 십원짜리 한개만 손에들고 여자친구를 만난다. 반갑게 인사를 하다가 어! 하는 소리를 내며 길바닥에서 십원짜리를 하나 주웠다는 시늉을 한다. 그리고 여자친구에게 분위기잡고 목소리를 깔아 말한다. "이 십원짜리 하나는 보잘것 없지" 이 대목에서 봉지에 넣어둔 999개의 십원짜리를 꺼내서 보여준다. "하지만 이 보잘것 없는것도 천개가 모이니 묵직하잖아. 십원짜리 하나는 나고 999개는 바로 너야 혼자는 보잘것 없지만 너와 합쳐진 후 비로서 존재감을 느껴.." 이런 닭살맨트를 한다.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모습을 본후에 십원짜리로만 붕어빵도 사먹고, 햄버거집에 들어가서 십원짜리로 계산을 하면서 황당해 하는 종업원의 모습을 보면서 즐긴다.

- 쏠로 : 우선 만원짜리를 십원짜리 천개로 바꾼다. 그리고 동전쌓기를 한다. 하다보면 열 받기도 하지만 방안에 틀어박혀 계속 시도하다보면 어느샌가 크리스마스는 훌쩍 지나가 있을 것이다. 아 잊혀져간 크리스마스여..-__-

- 엽기 쏠로 : 우선 만원짜리를 십원짜리 천개로 바꾼다. 그리고 연인들이 가장많이 모이는 장소로 나선다. 길거리에 넘쳐는 연인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십원짜리를 던진다. (-_-+) 잘하면 천쌍의 연인들의 성탄기분을 망쳐놓을수 있고, 자신은 천번의 기쁨을 누릴수 있다.

2. 극장

- 연인 : 여자친구와 둘이 만원씩을 내서 영화를 본다. 꼬옥잡은 손에선 따스함이 전해오고... 남은 돈으로 여자친구에게 길거리 인형을 하나 사준다. 몇천원짜리 싸구려지만 그녀는 그 인형에 담긴 사랑을 받고 기뻐하며 가방에다가 달았다. 내 사랑처럼 저 인형은 언제나 그녀에게 매달려 있을 것이다. 아 행복한 크리스마스여..( )( )

- 쏠로 : 만원으로 사발면을 하나 사서 가방에 넣고 뜨거운 물을 보온병에 넣어 챙긴후 영화를 보러간다. 영화가 시작할때쯤에 가방에서 사발면을 꺼내 물을 부어먹는다. 오~ 극장안에서 라면 먹으면서 영화를 보는 맛은 일품이다. 옆자리 사람이 자꾸 눈총을 주지만, 뭐 그런거 신경쓰려면 라면을 가지고 오지도 않았다. 오는길에 남는돈으로 인형을 사서 가방에 달았다. 산타인형이다. 산타가 날 기억이 하고 있을까? 아 잊혀져간 크리스마스여.. -__-

- 엽기쏠로 : 만원짜리를 십원짜리 천개로 바꾼다. 사발면을 십원짜리로 산다. 슈퍼아줌가 노려본다. 무서울게 뭐 있으리. 가볍게 머리를 털어주니 지나가던 꼬마가 눈이 오는 줄 알고 좋아한다. 극장에 가서 영화표를 사며 십원짜리를 냈다. 매표소 직원이 또 노려본다. 2층 앞쪽에 자리잡고 앉아서는 영화 시작전에 사발면을 꺼내서 먹으려고 하는데 이런~ 물 싸오는걸 깜빡했다. 어쩔수 없이 스프를 대충 뿌려 과자처럼 우적우적 씹어먹었다. 생라면을 먹으니 색다른 맛이다. 사발면 용기는 버릴곳이 마땅찮어 머리에 모자처럼 뒤집어썼다. 조금이라도 앉은키를 높여서 뒷자리 연인들의 시선을 가려보자는 노력의 일환이다. 영화가 중반으로 접어들쯤해서 남은 십원짜리들을 하나씩 꺼내들었다. 그리고 1층을 향해서 던진다. (-_-+) 여기저기서 윽~ 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로써 수많은 연인들은 크리스마스날 기분 더러워졌을 것이다. 아 통쾌한 크리스마스여.. -_-V

3. 비디오

- 연인 : 오늘 같은 날은 밖에 가봤자 고생이다. 여자친구와 비디오가게에 가서 예약해 둔 신작비디오와 과자 음료수를 들고 집으로 들어왔다. 따뜻한 집안에 단둘이 앉아 비디오를 하나씩 보고 있자니 행복이 절로 불쑥불쑥 생겨난다. 아 행복한 크리스마스여.. ( )( )

- 솔로 : 오늘 같은 날은 밖에 가봤자 고생이다. 비디오 빌려볼려고 비디오 가게를 갔는데 최신작은 이미 예약해서 빌려가고 볼 것이 없다. 손 가는대로 빌려 시간만 떼운다. 아 잊혀진 크리스마스여.. -__-

- 엽기 솔로 : 만원짜리를 십원짜리 천개로 바꾼다. 비디오가게에 가서 십원짜리로 비디오를 빌리려고 하는데 주인이 노려본다. 속으로 가볍게 웃어준 후 실수하는 척하면서 천개의 동전을 비디오가게 바닥에 좌악 뿌린다. 비디오 가게안의 많은 사람들이 십원의 반란을 보고 당황해 할때 여유있는 미소를 지으며 능그적 능그적 하나씩 줍는다. 대목날이라 바글바글한 손님들 이를 휘저으면서 발 들어봐라 하면서... 혹시 내십원 주머니에 몰래넣지 않았냐고 남자손님 멱살을 잡고 싸움도 해본다. 그리고 십원짜리 천개가 될때지 하나씩 자세하게 세면서 그 행위를 반복한다. 사람들의 기분이 더러워질수록 난 해냈다는 뿌듯함이 가득찬다. 아 통쾌한 크리스마스여.. -_-V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