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의 바둑 인생, 기보집으로 묶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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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한국 바둑은 조남철-김인-조훈현-이창호로 이어진다. 세계를 정복한 한국 바둑의 일인자 계보다.

김인 9단의 바둑 인생이 담긴 기보집 '영원한 국수 김인 전집'(사진)이 출간됐다.

'천(天), 지(地), 인(人)' 3권으로 된 이 책은 1959년 최초의 공식 대국부터 그의 마지막 타이틀전인 87년 박카스배 결승전까지 총 312국의 기보를 수록하고 있다.

고급 한지와 실크로 제작하고 전 공정을 수작업으로 하는 등 최대한 품격을 높였다.

김인 9단은 43년 전남 강진에서 태어나 15세에 전문기사가 되었다. '중후한 기풍과 심연과 같은 수읽기'라는 평을 들으며 빠르게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그는 66년 국수와 왕위를 잇따라 따내며 조남철 시대를 종식하고 김인 시대를 열었다. 바둑 책도 구하기 힘든 시절, 시골 소년이 서울 온 지 10년 만에 바둑계를 제패한 것이다. 이후 김인 9단은 통산 30회 우승, 22회 준우승의 기록을 남겼다.

김인 9단은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한 시대의 일인자였으나 오히려 낭만적인 승부사로 더 많이 알려졌다. 친구.술.대화는 그가 바둑만큼이나 좋아한 것들이었고 서민적이고 욕심 없는 그의 인품은 지금도 후배 기사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오로미디어에서 300세트 한정판으로 출간. 2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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