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정권 관료 상대 대규모 보복암살 성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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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레바논 주재 이라크대사와 이라크 정보부(무카바라트)의 남부지역 책임자를 지낸 카심 알팔라히는 지난달 바그다드에 있는 자신의 운수회사에서 괴한 세 명에게 납치됐다.

괴한들은 신규 사업 논의차 방문했다고 위장한 뒤 갑자기 권총을 꺼내 검은색 BMW에 팔라히를 태우고 달아났다. 사흘 뒤 팔라히는 이마에 총알이 박힌 채 바그다드 북부 도로변에 버려졌다.

최근 이라크에서 사담 후세인 정권의 관료를 지낸 인사들을 상대로 보복 암살극이 대규모로 자행되고 있다고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12월 1일자)가 보도했다. 과거 반체제 인사들에게 납치.고문을 일삼았던 정보부 요원들과 전직 집권 바트당 관리들이 거꾸로 표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타임은 "시아파 이슬람교도들만 보더라도 1999년 후세인에 저항하다 처형당한 아야톨라 모하메드 사디크 알사드르를 추종하는 바드르 여단과 같은 많은 암살단이 암약 중"이라고 전했다. 이들 암살단은 미군 점령 이후 정보부 사무실 등에서 입수한 명단을 토대로 자체 살생부까지 만들어놓고 한 명씩 제거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에만 바그다드에서 전직 정보부 관료 10여명이 암살단의 복수로 목숨을 잃었고, 바스라에서도 한달 새 과거 바트당적을 보유했던 교사들을 포함해 25~30명이 처형됐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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