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에서 호나우두는 한물 간 선수였다. 올 시즌 리그 일곱 경기에 출전해 단 한 골만을 기록했다. '황제'로서는 치욕이다. 호나우두는 이날 스페인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나를 응원해준 팬들과 함께 해온 동료들, 그리고 단 한 사람을 제외한 모두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단 한 사람'은 파비오 카펠로 현 감독이다.
올 시즌부터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고 있는 카펠로는 호나우두를 원톱에서 내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사들인 뤼트 반 니스텔로이로 대신했다. 최근엔 "호나우두는 뚱뚱하고 기량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중해를 건너면 '탱자가 귤이 될 수 있다'는 것이 AC 밀란의 생각이다. 카를로 안첼로티 AC 밀란 감독은 "호나우두는 뚱뚱하지 않다. 그는 현재 마드리드 전력에서 배제돼 동기 부여가 안 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호나우두에겐 안드리 첸코가 첼시(잉글랜드)로 떠나며 남겨놓은 스트라이커 자리가 예약돼 있다.
호나우두가 떠남으로써 레알 마드리드의 '갈락티코(Galactico.'은하'라는 뜻의 스페인어로 세계적 스타들을 영입해 마케팅을 활성화하려는 정책)'도 막을 내렸다. 2000년 루이스 피구(2000~2005.인터 밀란)를 시작으로 지네딘 지단(2001~2006.은퇴), 호나우두, 데이비드 베컴(2003~2007.LA 갤럭시), 마이클 오언(2004~2005.뉴캐슬 유나이티드)을 차례로 끌어들였던 마드리드는 올해 베컴과 호나우두를 이적시키며 사실상 '갈라티코 해체'를 선언했다.
이충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