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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 작가동맹」발족 소 문단 개혁바람 확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소련문단의 개혁 바람이 조직으로 확산되고 있다.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왕성한 활동을 보여온 개혁파 문인들이 이달 초 소련의 공식문인단 체인 「소비예트작가동맹」(Union of Independent Writers)을 정식 발족시켰다.
자유주의작가동맹의 출범은 1932년 스탈린 치하에서 만들어진 공식 문예지인 주간 「문학신문」의 지면을 통해 공식 선포했다.
발기선언문은 『새로운 작가동맹은 국가와 당, 기타정치적 집단의 간섭과 통제로부터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천명했다.
자유주의 작가동맹에는 소련의 유명작가 61명이 발기인으로 참가했다. 작년 8월 방한했던 시인 예브게니 예프투셴코와 안드레이 보즈네스키, 소설가 아나톨리 리바코프·파질 이스칸데르, 역사학자문인 드미트리 리하체프 등이 대표적 자유주의 문인들이다.
새로운 조직의 탄생은 지금까지 당공식 입장을 문단전체에 강요해온 공식기구인 소비예트작가동맹의 해체를 뜻하며, 소련 내 문단의 분화를 예고한다. 소련사회의 정신세계를 지배해온 문단의 위상을 감안할 때 이는 곧 소련지식인 사회·사상계의 재편성을 예고하는 계기로 주목된다.
개혁파 문인들은 페레스트로이카 이전부터 획일적 사상을 강요해온 소비예트 작가동맹에 반기를 들어왔다. 그 과정에서 공식조직인 소비예트작가동맹으로부터 추방당한 희생자들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솔제니친과 파스테르나크 등이었다.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로 개혁파 문인들은 제목소리를 낼수 있게됐고 솔제니친과 파스테르나크도 복권될수 있었다.
개혁파 문인들은 이제 보다 본격적인 창작활동의 자유수호를 위해 조직을 만든 것이다. 자유주의 작가동맹의 출현은 서구문명에 적대적인 보수주의자들과의 대립도 본격화 됐음을 예고한다.
보수주의자들은 사회주의 전통의 문예창작 개념에 따라 당과 국가, 나아가 사회주의 선전의 기능을 고집할 것이며 기존의 조직인 소비예트작가동맹을 통한 통제를 계속하려고 애쓸 것이다.
더불어 독립을 주장하는 많은 소수 민족작가들도 고유의 문학세계를 주장하고 있어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소련문단은 사회주의의 장래만큼이나 불확실한 변혁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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