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심근경색 환자용 스텐트…실보다는 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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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스텐트 시술은 심장혈관이 좁아진 환자에게 시술하는 관상동맥 확장술의 일종. 이 중 90% 이상 사용하는 약물방출 스텐트가 대상이 됐다. 약물방출 스텐트란 금속 표면에 혈관협착을 방지하는 약물을 코팅한 것. 문제는 이 약물의 폴리머라는 물질이 혈전(피떡)이나 염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스텐트 혈전증의 60%는 삽입 30일 이내에, 나머지 40%는 삽입한 지 12개월 이내에 발생한다.

유럽심장학회에서의 지적에 따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12월 자문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중점 논의했다. 주로 다뤄진 스텐트는 '텍서스'(보스턴 사이언티픽사 제품)와 '사이퍼'(코디스사 제품). 이 두 제품은 우리나라에서도 약물방출 스텐트 시장의 80%(각각 40%)를 점유한다. 나머지 20%는 메드트로닉사 제품인 '엔데버'.

위원회는 두 약물방출 스텐트에 "갑작스러운 심근경색과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경고 문구를 넣도록 했다. 그러나 혈전증 발생률에 있어선 기존 금속 스텐트와 별 차이가 없으며, 심장혈관에 삽입한 뒤의 심근경색 발생률과 사망률도 기존 제품과 같거나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는 "약물방출 스텐트의 사용이 실보다 득이 많다는 것이 FDA 위원회의 결론"이며 "풍선확장술(풍선이 달린 카데터를 넣어 좁아진 부위를 확장시키는 시술)의 40%, 금속 스텐트 시술의 20%가 재수술을 받는 데 비해 약물방출 스텐트는 이 비율이 10%에 그친다"고 말했다.

단 약물방출 스텐트 시술 환자는 혈소판 억제제(플라빅스, 하루 한 알)를 최소 12개월간 복용해야 한다. 또 피를 묽게 하는 아스피린(100㎎ 짜리)을 매일 한 알씩 평생 복용하고, 협심증 예방 약을 꾸준히 먹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는 것.

김 교수는 "스텐트 삽입 뒤 심한 가슴통증 등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아스피린에 대한 내성 유전자를 가진 환자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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