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 '렛 잇 비' 앨범 原音 되찾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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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날것을 원했다. 불필요한 장식같은 포장없이 그들의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순수한 앨범…. 그러나 바람은 33년이 지나서야 이뤄졌다. 비틀스가 1970년 제작한 마지막 스튜디오 앨범 '렛 잇 비'(Let It be)가 원모습을 되살려 '렛 잇 비… 네이키드'로 최근 발매된 것이다.

1968년 말 비틀스는 초기의 밴드 시절을 재현하는 풋풋한 앨범을 영화와 함께 만들려 했다. 이른바 '겟 백'(Get Back) 프로젝트다.

그러나 이 작업은 여러가지 이유로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먼저 '애비 로드'(Abbey Road) 앨범이 발표됐으며 이 앨범은 70년 4월 비틀스의 해산 소식이 전해진 뒤 '렛 잇 비'란 제목으로 소개됐다. 멤버 중 작곡을 맡았던 존 레넌과 폴 매카트니는 이 앨범에 만족하긴 했지만 애초의 기획은 제대로 이루지 못한 아쉬움을 떨치지 못했다고 한다.

지난해부터 폴 매카트니는 처음 비틀스의 기획대로 '렛 잇 비'의 소리를 다시 살려내는 데 매달렸다. 애초 멤버들이 원했던 '벌거벗은' 상태로 손질해 평가받으려는 의도였다. 이를 위해 곡에 덧입혀진 오케스트레이션과 코러스를 걷어내는 대신 소박한 그들의 사운드를 살려내고 11곡의 수록곡 순서도 바꾸었다.

곡마다 붙어있던 멤버들간의 대화는 25분짜리 CD(보너스)로 편집했다. 그가 여기에 보탠 것은 명징한 소리를 살려내기 위한 현대의 디지털 기술뿐이다.

처음 만들어진 음악으로 다시 팬들을 찾은 이 앨범은 '비틀스는 결코 죽지 않는다'는 말을 실감케한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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