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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모비스, 4연패 탈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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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모비스가 KCC를 제물로 4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모비스는 20일 울산에서 벌어진 2003~2004시즌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우지원(20득점.3점슛 3개)과 새내기 김동우(18득점)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86-79로 승리했다. 모비스는 시즌 3승(9패)째를 기록하며 KTF(전 코리아텐더).SK와 공동 8위에 랭크됐다.

이날 KCC의 신선우 감독은 프로통산 최다승(2백5승)에 도전했다. 신감독은 이 경기를 앞두고 지난 시즌까지 SK를 이끈 최인선 감독과 타이 기록(2백4승)을 보유했다. 신감독이 대기록으로 가는 길목에 모비스의 최희암 감독이 기다리고 있었다.

신감독과 최감독은 1974년 연세대 입학 동기다. 연세대 74학번 농구 선수는 10명이었는데 모두 성(姓)이 달랐다. 신감독과 최감독은 그중에서도 비교되는 선수였다. 신감독은 입학하기 전부터 스타였고 최감독은 무명이었다. 신감독은 실업농구 명문 현대의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지만 최감독은 연세대 코치로 시작해 눈물 젖은 빵을 씹었다. 그 빵을 나눠 먹은 적은 없지만 신감독도 그 맛은 짐작한다. 최감독이 순순히 신감독의 대기록 달성에 희생양이 돼줄 리 없다는 사실을 신감독도 알았으리라.

예상은 적중했다.모비스는 박력 있는 수비로 KCC를 괴롭혔다. 2쿼터에는 실점을 10점대로 줄였다. 4쿼터 초반 59-70으로 뒤졌던 KCC는 이상민(12득점.8어시스트)의 패스를 찰스 민렌드(38득점)가 골로 연결, 4쿼터 종료 2분47초 전 77-74로 뒤집는 괴력을 보였다. 이 정도면 역전으로 가는 분위기.

그러나 이날의 모비스는 달랐다. 김동우가 공격을 이끌고 조니 맥도웰(23득점)이 골밑에서 힘을 냈다. 김동우.우지원의 연속골에 이어 맥도웰이 이상민-민렌드로 이어지는 패스를 가로채 슬램덩크, 종료 1분20여초 전 81-77로 점수차를 벌리는 장면이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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