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프리 보가트는 마릴린 먼로, 엘비스 프레슬리와 더불어 사후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반쯤은 선하고 반쯤은 악한 그만의 독특한 영화 속 이미지는 누구도 쉽게 범접할 수 없는 것이었다.
험프리 보가트는 악역 전문 배우로 출발했다. 그러나 배우로서의 재능을 바탕으로 이후 워너브러더스사에서 성격파 배우로 자리잡게 되었다. 필름 누아르의 선구자격인 '말타의 매'에서는 할리우드 사립탐정의 전형을 만들어냈고,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는 '카사블랑카'에서는 냉소적인 로맨티스트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해냈다.
스크린 밖에서는 '소유와 무소유' 등에서 함께 연기한 모델 출신 배우 로렌 바콜과의 전설적인 로맨스로도 유명하다. 두 사람은 24세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결혼에 골인했다. 가장 많은 개런티를 받는 배우가 되기도 한 그는 고독한 터프가이와 냉소적 로맨티스트의 양면성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연기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