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SK 황성인 "꼴찌 얕보면 안 되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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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SK가 TG의 연승 행진에 종지부를 찍었다. SK는 19일 잠실에서 벌어진 2003~2004정규리그 홈경기에서 경기 종료 직전 황성인(사진)이 터뜨린 역전 골밑슛에 힘입어 10연승에 도전한 1위팀 TG에 76-75로 역전승했다. SK는 3승9패로 하위권 탈출의 희망을 되찾았고 TG는 시즌 2패(10승)째를 당했다.

대구에서는 오리온스가 삼성을 1백8-97로 누르고 8승4패를 기록했다. 삼성의 내.외곽을 김승현(12어시스트)이 농락했고 김병철(27득점).바비 레이저(34득점)가 장거리포 소나기를 퍼부었다. 안양에서는 LG가 SBS에 93-92로 이겨 6승6패를 기록했다. 김재훈이 종료 4초 전 자유투로 결승점을 올렸다.

'잠실 드라마'는 마지막 순간 반전을 이루었다. SK가 74-75로 한 점 뒤진 상황. 경기는 종료 48초 전. 숨 막힐 듯한 막판 승부가 이어지고 있었다. 10여초 전 마지막 볼을 소유한 것은 SK. 골 밑 혼전 중에 흘러나간 공을 이한권이 잡아 슛했으나 볼이 림을 맞고 튀었다. 그러나 어느 사이 황성인이 달려들어 논스톱 슛, 결승골을 뽑았다.

TG는 줄곧 유리한 경기를 했으나 4쿼터에 들어서자 움직임이 둔해졌다. 5분이 지날 무렵 TG의 득점은 5점에 불과했다. SK는 스테판 브래포드(27득점)를 앞세워 추격했다. 경기 도중 TG 신기성의 팔꿈치에 맞아 미간이 찢어져 경기장 인근 병원에서 여덟 바늘을 꿰매고 돌아온 황성인이 4쿼터에 재차 투입되며 경기의 흐름이 바뀌었다. 황성인은 이날의 승부 자체를 자신의 손으로 끝냈다.

오리온스의 농구는 스피드가 더해진 조직 농구의 하이라이트 필름 같았다. 김승현이 전광석화 같은 지역 돌파에 이어 거미줄처럼 곳곳으로 뿜어내는 패스를 레이저와 김병철이 통쾌한 장거리포로 연결, 70-51로 벌린 3쿼터 3분 무렵이 압권이었다. 오리온스는 3쿼터까지 86-71로 앞서 승기를 잡았다.

LG의 승리도 드라마였다. 경기종료 4초 전까지 89-92로 뒤진 LG의 김재훈(17득점)이 동점의 희망을 담아 쏘아올린 3점슛이 성공, 스코어는 동점이 됐다. 그런데 심판의 휘슬이 울렸다.

SBS 앤서니 글로버(26득점)의 파울. 김재훈은 추가 자유투 1개마저 성공시켜 믿어지지 않는 역전 드라마의 주역이 됐다.

허진석.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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