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 벤처들 '수출 돛 달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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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대덕밸리 벤처기업들이 수출로 활로를 찾고 있다. 이 지역 상당수 벤처기업들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고 있지만 일부 벤처기업들은 내수보다는 해외시장으로 일찍 눈을 돌려 불황 고개를 넘고 있다. 해외마케팅 업체와 손잡아 시장 개척을 하고 해외 박람회에도 발벗고 참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출의 90% 이상을 수출로 벌어 들이는 벤처기업도 적지 않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아이디스. DVR(디지털비디오레코더)전문 생산업체인 아이디스의 올 예상 매출액은 4백2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0억원 정도 늘 전망이다. 매출액의 90%를 수출로 올렸다.

수출에 비중을 두다 보니 지난해 무역의 날에 '1천만불 수출탑'을 받는 등 지역내의 대표적인 수출 벤처기업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이 회사 김영달 대표는 "1997년 창업 때부터 내수보다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에 등록한 오디티의 활약도 눈길을 끈다. 휴대전화용 액정화면을 주로 생산하는 오디티는 올해 5백억원의 매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1998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또 지난해 매출액 3백40억원보다 무려 1백60억원이나 성장한 것이다. 이 회사 정재용 이사는 "유럽을 비롯, 미국.홍콩.일본.대만 등지로 수출지역을 다각화한 전략이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했다.

카메라폰용 필터 등 광학부품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해빛정보는 수출 주문량이 몰려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 회사는 올 한해 동안 광디스크와 휴대전화 시장의 활황에 힘입어 적외선차단필터(IR Cut-off Filter)등의 수출이 크게 늘었다. 이에 힘입어 이 회사의 올 매출액은 지난해(46억원)의 두배가 넘는 1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매출액의 90% 이상을 내수시장에서 벌어들였지만 올해는 수출 비중이 40%로 커졌다.

아예 수출전문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벤처기업도 늘고 있다. 광통신 전문 벤처기업 빛과전자는 매출의 95%가 수출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백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지난달 말까지 벌써 2백억원어치의 상품을 실어 보냈다. 빛과전자는 내년에 일본과 미국시장에서만 3백억원 규모의 판매 실적을 올린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다.

인터넷 영상전화기 생산업체인 욱성전자는 올 매출액의 90%가 수출 실적이며 적외선 수신 모듈 전문 벤처기업 레이트론은 올해 수출로만 60억원을 벌어들였다.

대덕밸리벤처연합회 이인구 사무국장은 "내수경기가 살아나지 않아 수출에 치중하는 벤처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벤처기업들도 해외시장개척에 적극 나서야 글로벌 경쟁시대에 살아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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