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T 발전에 현기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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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인터넷TV(IPTV) 도입을 계기로 방송과 통신 간 공정 경쟁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

IT와 지적재산권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제임스 스페타(사진)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26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대학 초청 좌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스페타 교수는 "미국의 경우 전통적으로 성인물을 제외하고는 방송 콘텐트와 서비스에 대한 규제를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에 IPTV에 대해서도 동일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IPTV에 방송과 같은 강력한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송.통신 사업자 간 영역을 넘나드는 경쟁을 통해 자율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미국은 연방통신위원회(FCC)에서 방송.통신.케이블TV를 분야별로 규제해 왔으나 2000년대 들어 이 같은 분야별 규제를 철폐하는 '오픈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스페타 교수는 미국 월트디즈니가 콘텐트를 인터넷으로 무료 서비스하는 동시에 애플의 '아이팟'을 통해 유료로 팔고 있는 것을 예로 들면서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내려받아 보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도 IPTV를 이용하면 손쉽게 음악.영화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1년 이후 매년 한두 차례 한국을 찾는 그는 "지난 6년간 한국 정보통신 분야의 발달은 현기증이 날 정도"라고 평가했다.

특히 언제 어디서나 초고속 인터넷망에 접속할 수 있는 인프라는 미국보다 3~4년 앞선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는 KAIST 경영대 경영학석사(MBA) 과정과 노스웨스턴 법대 법학석사(LLM) 과정 간 복수학위 운영 협약을 하기 위해 방한했다. 이 협약에 따라 1996년 국내 첫 MBA 과정을 연 KAIST 경영대학은 경영과 법을 접목한 '비즈니스 법률 전문가 과정'을 개설할 예정이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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