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시「안창호 광장」명명 산파역 재미동포 김철주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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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지난달 2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의회는 도산 안창호 선생이 미국에서 1913년에 조직한 흥사단 본부가 있던 남가주대 인근 제퍼슨가 일대를 「도산 안창호광장」으로 명명했다. 미국거리에 처음으로 한국 위인의 이름을 붙인 이 획기적인 작업을 2년간 추진해온 재미동포 김철주씨(35·미국명 찰스 김·한미 정치사회 연구소장)가 일시 귀국했다.
『이번 작업의 성사는 재미 한인들의 역사보존의식과 이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인 로스앤젤레스시가 함께 이뤄낸 쾌거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초부터 자신이 관여하고있는 코리아타운 로터리클럽 임원들과 함께 「도산 광장」명명을 위해 힘써온 김씨는 이와 함께 인근에 있는 일제 때 재미독립운동의 총 본부였던 「국민회」건물을 로스앤젤레스 시사적지로 지정하는 일도 추진 중에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시전통 문화 위원회로부터 역사적 가치가있다는 긍정적인 회답을 받아 오는 8월중으로 사적지 지정 허가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김씨 등이 이 같은 작업에 힘쓰게된 동기는 90년 가까운 미주이민 연륜과 특히 독립운동의 근거지였던 남가주 지역에 이민역사·독립운동의 자취를 돌아볼 수 있는 이렇다할 흔적이 없는 것을 안타까워했기 때문. 국민회 건물이 사적지로 지정되면 맞은편 건물까지 확보, 「한인이민박물관」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정치유세에 관한 간담회」참석차 멀빈 다이멀리 미 연방상원의원과 함께 서울에 온 김씨는 작년 세리토스 시의원 선거에 출마, 비록 낙선의 고배는 마셨지만 연방의회 의원을 꿈꾸는 정치 지망생.
그는 미국에 배포되는 중앙일보 등을 통해 지난번 지방의회 선거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면서 미국선거 양식에 비해 한국선거법에 몇가지 중대한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권자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호별방문금지라든지, 짧은 선거운동기간, 당 차원에서 입후보자를 낙점 하는 것 등은 근본적으로 선거의 본질을 왜곡하는 제도 및 관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다소 부작용이 있더라도 선거운동을 완전히 개방하고 기간도 연중으로 풀어놓는 것이 유권자를 존중하는 제도라고 나름대로의 지론을 폈다.
지난 5월 백악관 추천으로 미연방 내무부의 최연소 국민정신앙양 자문위원으로 위촉되면서 정치 역량을 더욱 키우고 있는 김씨는 서울 성남고를 나와 75년 부모를 따라 도미, 남가주대 정치학과를 나왔으며 부인 김영옥씨(28)와의 사이에 딸 둘이 있다. <윤재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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