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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입은 영혼에 구원의 춤사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상한 갈대라도 하늘아래선/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뿌리 깊으면야/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최근 지리산 등반 도중 숨진 고정희 시인의 『상한 영혼을 위하여』가 또 한차례 춤으로 형상화된다.
전북 가림다 무용단 대표 신경옥씨는 27∼28일 오후 7시30분 공간사랑 소극장에서 이 시에 담긴 「결코 절망하지 않는 강한 의지와 생명에 대한 끝없는 사랑」의 메시지를 현대 춤으로 펼쳐 보일 예정.
『지난해 이 시를 춤으로 만들어 전주에서 처음 공연할 때는 고씨가 출장중이어서 춤판을 지켜보지 못했지 만이번에는 작품을 대폭 수정·보완해 고씨를 꼭 초청할 생각이었다』는 신씨는 『그를 애도하는 마음으로 춤추게 됐으니 뜻하지 않은 추모 공연이 되는 셈』이라고 덧 붙였다.
공간 소극장이 유망한 무용인들에게 제공하는 「91 공간 무용의 밤」두 번째 무대에서 신씨는 온갖 불의가 판치는 이 시대의 소외되고 상처 입은 영혼들을 위한 구원의 손길이 있음을 보여주는 춤사위를 슬기둥·김수철씨의 음악에 실어낸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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