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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공중전화 툭하면 "작동중지"|한국통신, 올 1·4분기 민원 7만6천여 건 접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국내에서 통용되고 있는 카드식 공중전화기의 작동이상과 카드자체의 잘못, 제조결함에 대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통신이 올해 1·4분기에 접수, 집계한 공중전화카드 이상에 대한 민원은 총 7만6천5백93건에 이르고 있다.
이중 사용자의 취급부주의로 입력된 자력과 금액이 지워졌거나 카드가 훼손된 경우는 2만3천4백58건(30·6%)이다.
반면 카드에 입력된 금액 등 녹음정보를 읽어내는 전화기의 카드리더가 잘못됐거나 전화기 자체의 다른 고장 등 작동이상에 의한 원인이 총 4만4천8백67건(58·0%)이나 된다.
또 카드자체가 잘못 제조돼 나오거나 원인불명 등 카드자체 이상이 8천2백68건(10·8%)에 이르고 있어 체조기술상의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카드식 공중전화는 국내에서 지난 86년 개발돼 통용되기 시작했는데 지난해 총2천3백만 장의 전화카드가 발매된 데 이어 올해 5천만 장을 발매예정으로 잡고 있을 만큼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카드와 전화기이상에 따른 민원이 끊이지 않는 것은 제조기술상문제가 가장 큰 원인으로 나타나고있다.
국내의 카드식 전화기는 한국전자통신연구소에서 개발한 것을 사용중인데 카드의 금액이 입력된 마그네틱테이프의 정보를 읽어내는 카드리더인 EP롬의 성능이 나쁘기 때문에 결함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P롬은 카드에 입력된 금액을 일단 모두 흡수한 다음 전화를 거는 동안 사용한 금액만큼을 빼고 나머지를 다시 마그네틱테이프에 찍어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국산EP롬의 경우 전원이 불안정하거나 차량진동·먼지 등 이물질에 아주 약해 통화 후 잔액이 0원으로 나오거나 훨씬 낮은 금액으로 찍혀 나오고 엉뚱한 위치에 재 입력시키는 등 고장이 잦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카드식 공중전화기의 카드리더 헤드부분은 처음 스위스의 오텔카사 제품을 사용했으나 지금은 85%가 국산화돼 있는 상태다.
지난해 한국통신의 의뢰로 국내전화기를 조사한 오텔카사는 EP롬을 모두 교체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또 카드 자체가 잘못 제조돼 나오는 것도 민원 중 큰 원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의 전화카드는 이탈리아의 마주게리사에서 수입한 기판에 스위스의 오텔카사가 개발해 영국에서 제조되는 마그네틱테이프를 국내에서 장치한 다음 갖가지 모양의 그림 등을 디자인해 판매하고 있다.
따라서 기판에 마그네틱데이프를 부착시키는 과정에서 잘못 제조될 수도 있고 테이프 속에 자성체가 잘못 입력될 수도 있다.
한국통신관계자는 이 같은 전화기이상과 카드불량에 따른 민원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 EP롬을 모두 교체하고 불량카드를 철저히 가러내는 방법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마그네틱테이프의 자력이 너무 낮은 것도 문제점으로 이는 사용자의 취급부주의와도 크게 관계되고 있다.
마그네틱테이프에 입력된 자력은 3백 에르스텟 정도로 이보다 훨씬 강한 자력을 가진 물체와 접할 경우 자력이 모두 흡수돼 버리거나 이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여성의 핸드백에 장치된 자석의 경우 1천 에르스텟 이상 되며 자석화된 자동차열쇠나 팔찌고리·목걸이 고리 등에도 강한 자력을 쓰는 수가 있어 가까이 하지 말아야 한다.
이밖에 국내 전화카드는 섭씨40도 이하 영하 30도 이상까지 견딜 수 있도록 제조돼 특히 여름철 뙤약볕에 쪼일 경우 카드기능이 소실되므로 이에 주의해야 한다. 또 습기에 약해 땀에 젖지 않게 해야하며 절대 물에 넣어서는 안되고 구기거나 한쪽 모퉁이를 조금만 잘라내도 통화가 불가능해진다. <이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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