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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반 치닫는 「광역」유세 전국표정(표밭에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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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인신공격·흑색선전… “어지럽다”/최연소후보 “난 찍지말라” 이색작전/청주/공명 결의대회 홍수… 나흘새 22차례 빈축도/제주/후보 부인끼리 유세장서 즉석 선전다짐 눈길/청원
○…서울 동대문 제5선거구 2차합동유세장인 서울 장평국민학교에서는 지난번 1차합동유세와는 달리 각 후보간의 비난성 발언이 눈에 띄게 증가.
첫번째 등단한 박승민 후보(47·민주)는 연설도중 김소월 시인의 시를 인용,『밤낮 가리지 않는 금권타락선거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호신용 나무방망이 쇠파이프 될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라고 읊어 선거풍토와 시국을 풍자.
세번째 등단한 김태웅 후보(49·민자)는 이를 의식,『비난만 일삼는 야당이 지역사업을 제대로 하겠느냐』며 『지역개발은 힘있는 여당만이 추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대응.
○마이크고장 몸싸움
○…1천5백여명의 청중이 모인 가운데 구덕수중에서 열린 중구2선거구 합동연설회에서는 신민당 김재경 후보(47)의 연설도중 마이크가 세차례 고장나 연설이 중단되자 김후보 지지자들이 이에 항의,통제구역내에 들어가 선관위직원들을 몸으로 밀치는등 소동.
선관위 직원들은 마이크선의 접촉불량인 것같다며 고의적인 것이 아니라고 해명하느라 진땀.
이날 연설회에서 민자당 심상일 후보(60)는 지역에서 30년동안 살아온 토박이임을 강조하고 도시가스 공급확대,재개발사업 적극 추진등 조목조목 지역개발공약을 설명한뒤 『절대 공약으로 끝나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주장.
김대중 신민당총재 수행비서로 활동해온 신민당 김후보는 『아름다우나 향기없는 꽃과 같은 공약은 내세우지 않겠다』고 말하고 『지역개발사업은 주민과의 합의가 중요한 것』이라며 여당의 공약남발을 성토.
○…전서울시 부시장 김찬회 후보(65·민자)가 출마한 서울 종로 2선거구의 15일 첫 유세는 무더운 날씨와 토요일 오후인 탓인지 6백여명의 청중만이 모인 가운데 종로5가 효제국교 운동장에서 조촐히(?) 진행.
첫 연설자인 박훈배 후보(58·신민)는 『공약을 많이하면 거짓짖말쟁이가 된다』며 ▲종로·청계천·을지로의 일방통행화 ▲광화문 주차장의 지상공원·지하주차장 개조등 두건만을 공약한뒤 10분만에 하단.
두번째인 무소속 권희정 후보(58)는 『국회의원선거를 중선거구제로 바꿔 2명씩 선출하고 여당에서 대통령,야당에서 부통령을 뽑아 상호 견제케하자』는등 광역의회선거전과 다소 거리가 먼 정견(?)을 발표.
세번째로 등단한 김찬회 후보는 38년간 시공무원으로 재직한 경력을 내세우며 ▲지하철 전동차 증차 ▲탁아원등 복지시설 확충 ▲상수도·도시가스 문제 ▲구민체육회관 건립등 지역내 서민층을 겨냥한 각종 공약을 정연히 전개,전문가다운 면모를 과시.
○…15일 오후 4시 서울 성산동 신북국교에서 열린 마포 6선거구의 합동연설회에선 민자·신민·민주 등 3당의 후보들이 각각 정치공세에 치중하면서도 이 지역의 최대 현안인 「난지도문제」는 결코 빠뜨리지 않았다.
○이구동성 “난지도”
첫번째 등단한 민주당 황경섭 후보(50)가 막연하게 『난지도 문제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자 두번째 김수한 후보(56·민자)는 이에 한술 보태 『난지도옆의 불광천까지 준설을 실시,악취를 추방하겠다』고 공약.
마지막 등단한 신민당의 장태섭 후보(59)는 아예 『난지도의 쓰레기매립장을 하루빨리 이전하고 현재의 땅을 깍아 여의도 이상 개발하겠다』고 말해 난지도에 대한 공약이 갈수록 거창해지기도.
○…15일 오후 3시 충남 공주시 봉황동 봉황국민학교에서 열린 공주시 제1선거구 마지막 합동연설회에서 첫번째 등단한 민주당 정태형 후보는 『6·29 선언으로 대권을 잡은 노태우 대통령은 6·29 선언으로 국민에게 완전히 항복하고 국민뜻을 따른 것이라고 했는데 그사람들(민자당)이 지금은 광역선거에서 국민으로부터 항복문서를 받으려하고 있다』며 『야당투사 자처하던 김영삼씨는 대권에 눈이 멀어 하루아침에 국민을 배신하고 민주주의를 팔아먹은 정치파탄자』라고 민자당 수뇌를 맹타.
이어 등단한 민자당의 김선태 후보는 『뿌리없는 무소속,힘없는 야당후보가 할 수 없는 일을 민자당 공천을 받은 제가 반드시 실천하겠다』며 도청유치 등의 공약을 내세운뒤 『요즘 정치권을 보는 국민들의 시각이 나쁘다못해 아예 외면하고 있지만 계속 외면만 하면 나라장래가 위태로워진다』고 강조.
마지막으로 등단한 무소속의 이용주 후보는 『지방의원은 정당의 심부름꾼이 아니다』고 정당의 지방선거 개입을 반대한뒤 『당선되더라도 젊은 두 후보와 함께 화합해 공주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이색약속.
○상대 치켜세워 이채
○…득표작전 막바지로 들어가면서 후보자들간의 인신공격·흑색선전 등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충북 청원군 제2선거구에서는 한 후보가 상대후보들을 치켜세우는 발언을 해 이채.
15일 오전 부강국교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맨처음 나온 한현구 후보(민자)는 경쟁후보인 오창균 후보(민주)와 오성옥 후보(무)가 『모두 청원을 위해 열심히 일해온 훌륭한 인물』이라고 전제하고 청중들에게 박수를 제의.
이날 연설회장에서는 경쟁후보 부인간에 선전을 다짐하는 정다운 인사가 나누어져 주위를 흐뭇하게 했는데 한후보 부인과 오후보 부인은 연설회장인 부강국교 정문앞에서 조우,한후보 부인이 먼저 인사를 청하자 이어 오후보 부인이 손을 잡아 정정당당하게 선거에 임할 것을 다짐.
○…15일 오후 3시 충북에서 경쟁이 가장 높은 청주시 4선거구 봉명국교 합동유세장에서는 「참신한 봉사자」를 내세운 여권후보와 「비판과 견제」를 내세운 야권후보들의 설전이 치열.
민주당 최종철 후보는 뇌물외유·수서택지 등을 비판한뒤 『돈이 없고 평범한 이웃을 밀어줄 것』을 호소했고,민자당 오운균 후보는 『농부의 자식이 도시근로자로 나서 기업인이 됐다』며 『임대주택을 많이 지어 도시서민 주택난 해소에 기여하겠다』고 공약하며 표를 몰아줄 것을 호소.
전국 최연소후보로 나선 무소속 오병화 후보는 『지방의원은 나보다 남을 생각하고 국가를 위해 참신한 일꾼이 돼야한다』며 『자신은 나이도 어리니 찍어주지 말고 당선시켜서는 안된다』고 이색호소를 해 장내가 폭소.
무소속 황영모 후보는 주거생활 환경개선과 교통문제 해결을 공약했고 김춘식 후보는 민생치안 확립을 이룩하고 어린이를 위한 도립탁아소를 만들겠다고 지지를 호소했으며,신민당 이종배 후보는 의회에 나가면 도정행정을 철저히 감시·견제,시민의 심부름꾼이 될 것을 다짐.
○괴사퇴서 나돌기도
○…출처불명의 저질 흑색선전물이 나도는등 타락선거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경기도 동두천 시내에 14일밤 제2선거구 무소속후보 김모씨(51)의 사퇴서가 뿌려져 소동.
16절지 1장으로 돼있는 이 사퇴서에는 『이번 광역선거에서 조건없이 사퇴하며 사랑하는 김태중 민자당후보에게 지지를 부탁한다』며 『사퇴로 당의 결속과 지역발전에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고 적혀있고 사퇴를 결심했다는 김후보의 반명함판 사진을 좌측상단에 부착.
김후보측은 『전혀 근거없는 낭설』이라고 일축한뒤 『우리측 후보를 모함하기 위한 저질술책』이라고 비난.
이에 앞서 지난 12일밤과 13일 새벽 사이에도 민자당 공천탈락후 야당 및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후보 등의 공천과정,공천탈락 이유등이 담긴 홍보자료와 김후보의 인격을 모독하는 저질 내용의 「고발」이라는 불법선전물 2종 수천장이 시내에 살포되기도.
○…전북 군산 출신의 고건 전서울시장이 14∼15일 이틀동안 군산에 내려와 광역의회 합동연설회장을 돌며 민자당후보자들을 격려.
고씨는 13대총선때 군산에서 출마,낙선했는데 그뒤 군산에서 공개적인 자리에 모습을 나타내기는 이번이 처음.
○…15일 오전 11시 전주 진북국교에서 열린 전주시 제4선거구 합동연설회에서 도내 유일한 여성후보이고 최고령자인 민자당의 조옥영 후보(71)는 첫번째 연사로 등단,『전북이 더이상 경상도와 전남의 들러리가 될 수 없다』며 「전북 홀로서기」를 제창.
○전북 홀로서기 제창
조씨는 그동안 교단에서 쌓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여생을 전북 발전을 위해 몸바치겠다며 『신민당의 녹색바람을 나의 치맛바람으로 막겠다』고 기염.
전주 유일의 민중당후보인 이진일 후보(30)는 『민자당은 전라도를 포기했고 신민당은 제집 마당으로 여겨 공천자금을 영남에다 쏟고있다』며 『새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강조.
신민당의 노동길 후보(35)는 『호남이 뭉쳐도 군부독재를 타도하는데 힘이 모자란다』며 『신민당이 주체가된 야권 통합만이 92년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지지를 호소.
○운동용 신문고 인기
○…유세 종반전에 접어들면서 후보들이 자신을 유권자들에게 알리기 위한 각종 묘안이 무성한 가운데 선거운동용 신문고까지 등장.
경기도 구리시 1선거구에 출마한 신민당 최덕구 후보(47)는 시내 인창동 선거사무실앞 인도에 지름 60㎝ 크기의 신문고를 설치,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등 독특하게 활동중.
「최덕구 신문고」라고 이름붙여진 이 북 옆에는 『민초들의 억울한 사정을 들어주던 신문고는 지금 어디 있습니까.도의원에 당선되면 유권자들의 억울한 사정을 성실히 해결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을 써붙여 놓아 요즘 주민들이 하루 2∼3차례 찾아와 북을 울리고 교통난 해결책 등을 호소하고 있는등 유권자 반응이 좋다며 최후보측은 희색이 만면.
○…광역의회 입후보자가 자신의 소개홍보물에다 「교육낙후지역에 고교설립을 유치한 집념의 사나이」로 선전하자 해당학교가 허위사실이라며 선관위측에 「조치」해줄 것을 정식요청.
인천 서구 제2선거구 조모후보(53·무소속)는 자신의 팸플릿에 「대인종합고등학교를 유치한 실천하는 일꾼」으로 명기하고 선거구인 교육낙후지역 공촌동에 이 학교를 유치·설립했다고 소개한 것.
이에 대해 대인학원(이사장 김병수)측은 조후보의 주장이 전혀 사실무근이며 신성한 학교를 정치선전도구로 이용한 것에 대해 「조치」해줄 것을 촉구하는 공문을 14일 인천시 서구 선관위에 발송.
한편 조후보측은 『89년 4당체제때 당시 평민당 출신 국회문공위원장 정대철 의원을 통해 고교를 유치했다』고 밝히며 『여당의 행위로 추정되는 정치적 모략』이라고 항변.
○되레 분위기 해친다
○…제주시지역 바르게살기·새마을지도자 협의회등 사회단체들이 공명선거 등을 명분으로 잇따라 결의대회를 열어 오히려 공명선거 분위기를 흐리게 하고 있다는 지적.
15일 하룻동안 일도1동등 7개동 바르게살기 위원회와 이도2동 등 5개동 새마을지도자협의회,2개동 새마을부녀회,자유총연맹 제주시지부 등이 동사무소나 새마을회관 등에서 「범시민 도덕성회복 및 공명선거 실천결의대회」를 거행.
이밖에 제주시 재향군인회도 18일 결의대회를 가질 예정이며 15일부터 18일까지 바르게살기 등 5개 사회단체들이 모두 22차례의 결의대회를 예정하고 있는 실정.
시민들은 『바르게살기 제주도협의회장인 장모씨(53·민자)가 제주시 제3선거구에서 출마하고 있는터에 투표를 앞두고 이 단체를 중심으로 공명선거 결의대회가 잇따라 열리는 것이 수상하다』며 빈축.<선거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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