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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현대그룹 인수 "대북사업 재고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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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KCC(금강고려화학)가 현대그룹의 경영권 인수를 사실상 선언했다. KCC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막내동생인 정상영 명예회장이 운영하는 그룹이다. KCC 측은 특히 현대그룹이 해온 대북사업도 재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종순 KCC부회장은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50% 이상을 사실상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에 지분 매입과 관련한 자료를 넘길 것"이라고 밝혀 현대엘리베이터의 계열 편입을 기정사실화했다.

鄭부회장은 특히 현대아산이 해온 대북사업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재고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해 이 사업을 그만둘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鄭부회장은 또 당장 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 회장 체제를 바꿀 계획이 없으며, 기존 현대 경영진에 대한 구체적인 인사방침도 마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KCC는 공식적으로 玄회장을 현대그룹 회장으로 표현한 적이 없다"고 말해 玄회장의 역할에 일정한 한계를 둘 수 있음을 내비쳤다.

KCC의 지분 매입 규모와 관련해 鄭부회장은 "최근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12.82%를 사들인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의 펀드는 鄭명예회장의 개인 것"이라고 공개했다.

이로써 KCC는 鄭명예회장 개인과 법인.계열사 펀드.현대 일가의 지분 등을 합쳐 44.39%를 확보했으며, 여기에 현대 계열사 지분까지 합치면 절반 이상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엘리베이터를 KCC의 계열사로 분류하는 작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 경우 자산 2조6천억원대인 KCC가 10조원대인 현대그룹을 인수하는 셈으로, KCC는 재계 서열 37위의 중견 그룹에서 일약 14위로 올라서게 된다.

◆현대그룹=현대상선.엘리베이터.택배.증권.아산 등 12개사가 남아 있고, 현대차.중공업 등은 이미 계열분리됐으며, 현대건설. 하이닉스 등은 채권단으로 넘어갔다.

고윤희.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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