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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회 무산… 산발 집회/시민들 냉담… 서울역앞등서 시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재야·운동권의 집회열기가 식었다.
8일 오후 전국 87개 시·군에서 열기로 했던 제5차국민대회는 지역별로 참가자의 숫자가 1백∼8백명정도로 줄어들었고 시민참여도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서울의 경우 전체 시위참가자가 학생시위대 3천여명정도로 산발적인 가두시위를 벌여 1만5천여명의 병력을 동원한 경찰을 무색케 했으며,부산 7백여명,광주 8백여명,진주 1백50여명,인천 80여명등 전국에서 2만여명이 시위에 참가했다.
이처럼 국민대회의 열기가 떨어진데 대해 재야와 학생운동권 등은 ▲정원식 총리서리 폭행사건의 후유증과 ▲김귀정 부검공방의 장기화및 압박에 의한 질식사라는 사인규명 등이 악재로 작용했으며 ▲최근들어 국민대회등 대규모 집회시위가 너무 잦아 국민들에게 식상함을 주었기 때문으로 자체분석했다.
뿐만아니라 주민·상인들의 잇따른 시위반대시위도 시위열기를 냉각시키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8일의 경우 마산 코아백화점 인근상인 2백여명과 진주중앙시장상인,안양시 중앙동 주민 1백여명등 지역국민대회행사장 인근 시민들은 각각 「화염병·폭력시위반대」등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반대시위를 벌였다
이날 대회를 계기로 5월 이후 계속돼 온 각종집회·시위의 열기가 한풀꺾임에 따라 대책회의와 학생들은 앞으로 잦은 대회개최를 지양할 것으로 보이며 운동권의 투쟁전략도 크게 수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대회장소인 서울시청앞 광장이 경찰에 의해 봉쇄되자 대회참가자들은 오후 3시쯤 명동성당구내 성모동산으로 자리를 옮겨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동안 약식집회를 가졌다.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삼삼오오 시내로 나가 학생 시위대와 합류한뒤 밤늦도록 산발적인 시위를 벌였다.
오후 6시쯤에는 학생과 시민 2천여명이 서울역앞 광장에 집결,시위를 벌이다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저지하자 6시10분쯤 남대문로 쪽으로 이동,8차선도로를 점거,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시위를 계속했다.
시위대는 오후 6시30분쯤 경찰이 다연발 최루탄을 쏘며 해산에 나서자 서울역 부근의 남영동,중림동,퇴계로쪽으로 흩어져 1시간여동안 숨바꼭질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남대문경찰서를 향해 화염병 1천여개를 던졌으나 피해는 없었다.
오후 7시쯤에는 서울역 등에서 몰려온 학생·시민 5천여명이 신촌로터리에 집결,최루탄을 쏘며 저지하는 경찰에 맞서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1시간여동안 시위를 벌였다.
오후 8시쯤에는 신세계앞로터리와 퇴계로 등에서 산발적인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 1천여명이 명동성당앞까지 진출,노정권규탄집회를 벌였으며 이들 가운데 3백여명은 백병원앞으로 몰려가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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