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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휴대폰 '흔들리는 세계 3위'

중앙일보

입력

'워크맨폰', '사이버샷폰'으로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소니에릭슨으로 인해 삼성전자의 휴대폰 세계 3위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소니에릭슨의 강점인 뮤직폰과 카메라폰, 그리고 소니에릭슨의 프리미엄 전략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와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의 해외 시장 공략에 장애물이 될 공산이 크다.

◆소니에릭슨, 매출기준 삼성전자 제쳐?

18일 소니에릭슨은 2006년 4/4분기에 38억유로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를 달러로 환산할 경우 49억달러 정도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64% 증가한 것.

무엇보다 소니에릭슨의 4/4분기 매출이 삼성전자 휴대폰 부문의 4/4분기 매출보다 많아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3위에 올라섰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는 소니에릭슨의 매출액은 49억달러,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47억달러로 소니에릭슨이 삼성전자를 제쳤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소니에릭슨의 경우 회계를 연결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해외법인의 매출 등도 함께 포함된다"며 "반면 삼성전자는 본사기준이기 때문에 해외법인의 매출도 포함된 연결기준으로 하는 것보다 적게 잡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설명을 감안하더라도 그동안 연결기준 매출로도 삼성전자보다 크게 낮았던 소니에릭슨이 지금은 추월할 정도로 3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삼성전자 역시 "회계기준이 다르다고 할 지라도 소니에릭슨의 급성장세는 명백한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삼성전자, 흔들리는 세계 3위

소니에릭슨의 급성장이 국내 휴대폰 업체, 특히 삼성전자에 가장 위협적인 것은 단지 3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소니에릭슨의 성장세를 이끈 쌍두마차는 카메라 특화의 '사이버샷폰'과 뮤직 특화의 '워크맨폰'이다. 이 제품만 보더라도 알 수 있듯이 소니에릭슨의 전략은 컨버전스형 다기능의 프리미엄 전략이다. 삼성전자와 크게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즉 고기능 프리미엄 시장에서 소니에릭슨과 정면 승부를 해야 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소니에릭슨의 돌풍이 달가울 리 없다.

특히 4/4분기 판매대수와 매출액을 가지고 계산한 대당 평균 판매단가의 경우 소니에릭슨은 188달러, 삼성전자는 176달러로 소니에릭슨이 더 비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니에릭슨의 시장점유율 추이를 보면 2005년말 7.1%에서 2006년 3/4분기 현재 14.9%로 2배 이상 성장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12.1%에서 11.1%로 후퇴했다.

두회사의 판매량 차이만 보더라도 2006년 1/4분기에는 1500만대 이상 삼성전자가 많았는데, 4/4분기에는 삼성전자 3200만대, 소니에릭슨 2600만대로 600만대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올해 국내 휴대폰 '적신호'..삼성 "제품으로 승부할 수 밖에"

이같은 소니에릭슨의 급성장세는 그나마 회복양상을 보이고 있는 국내 휴대폰 업계에 모토로라의 '레이저' 타격에 이은 또 다른 충격을 줄 수 있다. 게다가 최근 애플의 '아이폰'마저 높은 관심을 받으며 공개된 마당이라, 국내 업체들은 멀티미디어폰 시장의 주도권을 넘겨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 업체 해외마케팅 관계자는 "시장에서 소니에릭슨의 인기가 실적으로 반영된 것"이라며 "국내 업체들의 경우 발빠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결국 시장에서 승리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제품이 우수해야 한다"며 "삼성전자의 기본 전략이 소니에릭슨으로 인해 바뀌지는 않고 '울트라뮤직', '울트라비디오' 등과 같은 보다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니에릭슨의 경우 시장이 유럽쪽에 치중돼 있지만 삼성전자는 보다 넓은 시장에서 팔리고 있다"며 "이런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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