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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가 마련한 주말 실속 체험여행

중앙일보

입력

청도군의 와인터널을 찾아 감와인을 시음하며 색소폰 연주를 감상하는 관광객들

청도군의 와인터널을 찾아 감와인을 시음하며 색소폰 연주를 감상하는 관광객들

"새벽 3시 비구니 사찰인 운문사에서 난생 처음 예불에 참여한 게 너무 좋았다. 8만원에 이 정도 체험이면 해외여행 못지 않다."

주부 정미종(48.인천시 부평구 부평4동)씨는 토요일인 지난 13일 오전 7시 방학을 맞은 아이들 둘과 서울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경북 청도로 1박2일 여행을 떠났다. 문화관광부가 지정한 2007년 '경북 방문의 해'를 맞아 경북도가 마련한 주말 '청도 한재미나리'테마체험이었다. '방문의 해'는 강원도 등지에 이어 올해로 네번째 운영된다.

서울에서 내려온 관광객 40여명은 12시쯤 청도에 도착해 한겨울 수확이 한창인 미나리단지를 둘러보고 막 베낸 청정 미나리와 삼겹살로 웰빙 점심을 먹었다. 김충섭 청도부군수는 소싸움 인형을 전달하며 이들을 반겼다.

오후엔 청도가 낳은 시조시인 이호우.영도 남매 생가를 찾아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나지막한 돌담길을 걸었다. 이어 체험관광단은 청도 상설 소싸움장 건너편 용암온천으로 옮겨 여독을 푼 뒤 운문사 입구 모텔에 짐을 풀었다.

이튿날 첫 일정은 새벽 3시. 관광객은 신라 진흥왕때 창건돼 현재 승가대학으로 비구니 300여명이 수행 중인 운문사의 새벽 예불에 동참했다. 오전엔 다시 운문사 경내를 돌아보았다.

"청도는 한국 역사에 두 차례 큰 기여를 했습니다. 새마을운동의 발상지로 근대화의 주춧돌을 놓았고, 원광법사가 가슬갑사에서 세속오계를 내림으로써 삼국통일의 발판을 마련한 곳이기도 합니다."

박윤제 문화해설사의 해박한 설명은 발을 동동 구르게 하는 산사의 아침 추위를 잊게 해 주었다. 운문사 방문에 이어 전국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팽이버섯 공장을 견학했다. 그 다음은 관광객의 요청으로 예정에도 없던 청도 5일장 쇼핑. 이날은 마침 장날이어서 장터는 특산물 감 말랭이와 강아지 등을 파는 시골 사람들로 생기가 넘쳤다. 점심은 청도 별미인 잡어 추어탕.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와인터널 음악회였다. 관광객은 청도 감와인을 시음하며, 색소폰 연주를 감상했다.

경북도는 서울로 돌아가는 관광객들에게'방문의 해'를 맞아 개발한 주말 테마관광 안내책자와 황금돼지 저금통을 선물했다.

이번 여행의 요금은 8만9000원. 경북도는 관광회사와 손잡고 수도권 여행객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교통비를 지원해 요금을 줄였다. 관련 인터넷 홈페이지(www.gbtour.net)도 개설됐으며, '어서 오이소 경북 2007'이란 슬로건도 만들어졌다.

경기 부천에서 참가한 관광객 윤일호씨는 "토속 음식과 특산물까지 맛볼 수 있는 즐거운 여행이었다"며 "앞으로 기회가 되면 더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올 한해 주말 테마여행을 연중 총 52주 실시하며, 오는 20일엔 '영덕 대게와 덕구온천', 27일엔 '99칸 전통 고택에서 하룻밤'이란 주제로 청송으로 떠난다. 이밖에 동해안의 겨울바다, 예천의 회룡포마을 등 농어촌 체험과 경주 달빛기행 등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참가 방법은 선착순이며 ㈜하나투어(www.hanatour.com, 02-2127-1609)로 신청하면 서울에서 토요일 아침 출발한다.

대구=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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