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 직업훈련 시켜준다|서울 YWCA 근로여성회관 훈련생 모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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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년 주부를 타깃으로 한 유휴 여성 노동력 재활용을 위한 직업훈련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서울 YWCA 근로여성회관은 일차적인 육아 부담에서 벗어나 시간적 여유가 있는 주부들을 대상으로 ▲일반 아르바이트 ▲우편물 취급 요원 ▲미화부 등 새로운 직종들을 개발, 6월부터 훈련시키기로 했다. 근로여성회관은 최근 백화점 및 유통 업체의 판매 요원 중 5%는 판매사 자격증 소유자로 채용하도록 의무화됨에 따라 그간 중단했던 판매사 양성 프로그램도 7월부터 재개할 방침이다.
이번에 새로 개발된 주부들의 직종은 단기 훈련으로 업무를 익힐 수 있으며 날마다 고정적으로 일터에 나가지 않아도 되는 시간제 취업인 것이 특징. 가사를 병행할 수밖에 없는 주부들로서는 자신의 여유 시간에 필요한 일손으로 활동함으로써 일터에 매이지 않고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유휴 여성 노동력 재활용을 위한 직업 훈련 가운데 가장 먼저 시작되는 것이 아르바이트요원 훈련. 고졸 이상 학력을 가진 50세 이하의 주부를 대상으로 ▲직업과 여성 ▲인간 관계 훈련 ▲소비자 교육 등을 이틀에 걸쳐 12시간 교육한다. 근로여성회관 측은 제1기 훈련생을 7일까지 모집, 1기생에 한해 11일 하루만 교육시킨 후 명단을 작성하여 수요처의 요청에 따라 배치시킬 방침이다.
근로여성회관에는 현재 예식장·신문사·패스트푸드점·체인음식점·백화점·출판사·포장 생산업체·설문 조사기관·조립생산업체 등 10여 군데가 주부 아르바이트 요원을 요청해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편물 취급 요원 훈련은 이달 중순께부터 실시될 예정. 고졸 이상 50세 이하의 주부를 대상으로 ▲우편물 관계 법령 및 분류법 ▲우리 나라의 우정 역사 ▲실습 등 전문성 교육과 취업 의식 교육을 나흘에 걸쳐 16시간 교육하게 된다.
근로여성회관측은 인력 수급을 알아보기 위해 최근 서울 중앙우체국과 구로 우체국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기도 했는데 이들 기관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빈집 청소나 이사 일손을 돕는 미화부는 이달 중순부터 훈련을 실시한다. 중졸 이상 학력을 가진 55세 이하의 주부들을 대상으로 ▲청소의 이론과 실기 ▲이삿짐의 이론과 실기 ▲인간 관계 훈련 등을 이틀에 걸쳐 16시간 교육한다.
직업 훈련이 재개되는 판매사는 7월부터 고졸 이상 학력을 가진 만18∼40세 기·미혼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되는데 직업훈련관리공단이 정한 교육 내용에 따라 3개월 과정으로 교육한다.
교육비는 아르바이트 요원·미화부 등은 5천원, 우편물 취급 요원은 1만원이며 판매사는 월 4만5천원. 훈련 후 이들 요원이 받는 임금은 우편물 취급 요원과 아르바이트 요원의 경우 시간 당 2천∼3천원, 미화부는 일당 l만8천원이 될 것으로 근로여성회관측은 내다보고 있다.
김준희 서울Y 근로여성회관장은 『그간 「긴급 일손」인 아르바이트 요원은 대개 대학생 인력으로 충당했으나 최근 들어 과외 허용으로 이들 인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또한 파출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가정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일감을 찾는 여성들 가운데서도 이를 기피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해져 새로운 직종 개발이 필요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여성 노동력은 저소득·저학력·저임금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었으나 요즘에는 고학력·고임금으로 달라졌다』면서 유휴 여성 인력들이 교육을 받고 전문 인력으로 활동하고자하므로 이들 프로그램이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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