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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탁아소 모자라 "쩔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일하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독일에서도 탁아 시설 부족으로 곤란을 겪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독일 통일을 전후해 동독 지역에서 서독 지역으로 이주하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가뜩이나 부족한 서독 지역의 탁아 시설에 더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반면 동독 지역에서는 통일 이후 경영 합리화 추구로 채산성이 낮은 기업이나 공장 등은 폐쇄된 곳이 속출, 찾는 이가 없어 문을 닫는 탁아소도 적지 않아 지역간에 심한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
여성 및 청소년부 여성 사회복지과 얀센탁 계장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어 현재 정확한 통계를 내기는 어려우나 서독 지역의 경우 탁아 시설이 수용 대상에 비해 약 4분의1 정도가 부족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재작년의 경우 2백만∼3백만명, 작년의 경우 80만명의 동독 여성들이 서독으로 이주해왔다』고 밝히고 『공산주의 체제하에서 1백% 취업, 1백% 탁아 시설 이용을 경험했던 동독 여성들에게 있어서 탁아 시설 부족은 처음 당하는 일로 무척 힘들어하고 있다』고 들려줬다.
따라서 서독 지역의 탁아소는 ▲0순위: 편부모 가정의 자녀로 엄마 또는 아빠가 직장에 나갈 때 ▲1순위: 편부모 가정의 자녀 ▲2순위: 맞벌이 부부의 자녀 ▲3순위: 부모 중 한쪽이 취업한 가정의 자녀 순으로 엄격한 입소 기준을 적용 받고 있다.
베를린시 노드하우제가 탁아소 반네르지 소장은 『76명이 정원이나 현재 신청서를 내놓고 대기하는 아동만도 2백여명』이라면서 『이중에 0∼1순위자만도 30명이나 된다』고 심각성을 토로했다.
독일의 탁아소는 0∼1.5세 미만의 영아반, 1.5∼3세의 유아반, 4∼5세의 유치반, 6∼11세의 국교생반을 탁아소마다 고루 갖추고 있는데, 또래끼리 집단을 형성하기도 하고 미취학 어린이들이 고루 섞여 그룹을 만들기도 한다.
탁아소 개소 시간은 오전 6시∼오후 5시. 정규 과정은 오전 8시부터 시작되는데 오전 8시30분 아침 식사, 오전 11시 간식, 오후 1시30분 점심 식사를 하며 영·유아들은 간식과 점심시간 사이에 낮잠을 재운다.
보육 교사는 영·유아의 경우 어린이 6명 당 1명, 유치반의 경우 어린이 10명 당 1명 꼴. 월 보육비는 부모의 월급 수준에 따라 달리 내도록 책정돼 있는데 공립의 경우 최저 60마르크 (한화 약 2만5천7백원), 최고 2백80마르크 (한화 약 11만9천9백원)로 보통은 1백40마르크선.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의 경우 이보다 비싸 4백50마르크 (19만2천6백원)∼6백마르크 (25만 6천8백원) 정도나 맞벌이 부부의 경우 시에서 재정을 지원, 학부모의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베를린시 샤로텐부르크 구청 브리지테 키페 여성 담당관은 『베를린시에도 동·서 지역에 따라 탁아소 수요의 격차가 극심하다』고 말하고 『동독은 양적으로는 충분했으나 질이 처진 반면 서독은 질적으로 우수하나 양적으로 부족하므로 이를 함께 끌어올리는 작업이 시급히 이뤄져야할 것』으로 내다봤다. 【베를린=홍은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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