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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투쟁」에 주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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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전대협(의장 김종식 한양대총학생회장)이 6월1, 2일 부산대에서 제5기 출범식을 갖는다.
강경대군 사건이라는 예상 밖의 변수 때문에 11일로 예정됐던 출범식을 늦춘 채 본격 활동부터 시작했던 5기 전대협은 「5월 투쟁」으로 대학 안에서는 신입생에서부터 교수, 학교 밖에서는 노동자·농민에서부터 종교인·예술인·여성단체 등에 이르기까지 종전보다 더 많은 대중성을 확보하는 등의 대수확을 거뒀다고 자평하고 있다.
전대협은 이를 바탕으로 「민주대연합」을 결성, 「민주화투쟁」에 당분간 주력해 92, 93년의 총선·대선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전대협이 출범식 장소를 부산으로 정한 것도 이곳이 차기대권을 노리는 김영삼 민자당대표최고위원의 거점인데다 포항·마산·창원 등 주변도시에 대·중소기업 사업장이 몰려 있는 만큼 반민자당노선과 노학연대를 통한 「민주대연합」 결성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겠다는 의도에서다.
전대협은 특히 강군 사건으로 구성된 범국민대책회의가 민주대연합 성격을 띠고있다고 보고 이를 전국적인 상설기구로 확대·강화시키기 위해 다른 재야단체들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전대협은 또 대책회의가 주도하는 김귀정양 사망 규탄대회·국민대회 등에 적극 동참하는 등 계속적인 대정부공세로 광역의회선거에서 국면전환을 꾀하는 민자당에 일격을 가한다는 전술도 세워놓고 있다.
전대협은 선거에서 「민자당후보 낙선시키기 운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키로 하고 가두시위를 비롯, 읍·면·동 단위별로 주민·학생토론회를 갖는 등 의식화작업에 힘 쏟을 계획이다.
전대협은 이와 함께 ▲7월 하계농활을 통해 우루과이라운드(UR)와 미국통상압력의 부당성을 폭로하고 ▲주한미군철수·팀스피리트훈련 폐지 등을 계속 요구하는 「반미자주화투쟁」을 강화하며 ▲국가보안법 철폐투쟁 등을 통해 8월 범민족대회·남북청년학생대축전을 성사시키는 등의 「조국통일투쟁」 등도 강력히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미국이 UR협상 등을 통해 제3세계에 대한 경제수탈을 가속화, 한국민중의 생존권을 더욱 압박하고 세계적인 평화무드를 역이용해 한소 수교·남북한교차승인 등을 유도, 한반도 분단을 영구화하려한다」는 전대협의 국제정세분석에 따른 것.
한편 전대협은 현재 각 대학 총학생회단위의 협의체에 불과한 조직을 단과대·과학생회까지 포괄하는 「전국대학생총연합」(전총련)이라는 연합체조직으로 확대 개편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제4기 출범을 앞두고 비운동권주도의 10여개 대학이 전대협에서 이탈했던 상황에 비하면 지금은 강군 사건으로 결집력이 상당히 커진 만큼 조직개편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대협은 전총련이 결성되면 등록금납부·총장선출 등 그동안 무시돼왔던 대학별 문제 등에도 전체대학이 통일적인 대응을 할 수 있게 되며 그동안 운동역량이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전대협은 김 의장이 출범식도 갖기 전에 5월 투쟁과 관련해 사전수배 당하는 등 어려움에 처해 있다.
게다가 현재의 국면을 최대한 이용, 전세를 만회하려는 PD(민중민주) 계열의 도전도 만만치 않아 전망이 크게 밝은 것만은 아닌 실정.
전대협이 이 같은 운동권 안팎의 난관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민주대연합」과 전총련 건설이라는 양대 목표의 성패가 달려있다 할 수 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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