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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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금년도 중앙미술대전에서 특기할 사항은 재래의 동·서양화의 분류개념을 타파하고 회화라는 하나의 장르로 취급했다는 점과 공모전의 질적 향상을 위하여 예심제를 도입했다는 점일 것이다.
이미 미술계에선 동양화니 한국화니 서양화니 하는 어색한 분류를 지양하고 회화로 통칭하자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어, 중앙미술대전의 제도적 개혁은 시의에 적절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사실 그러면서도 어느 한쪽의 장르가 다른 폭의 장르로 흡수 통합된다고는 보지 않기 때문에 동양화와 서양화가 제각기 고유한 본질을 더욱 상대적으로 가다듬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낙판해 본다.
심사에서도 동양화나 서양화를 의식하지 않은채 우선 회화로서의 입장에서 보려고 하였으며, 작가의 의식과 독자적인 방법론에 중점을 두었다.
예심을 통과한 5백31점에서 입선권에 든 작품이 85점, 예년과 같은 치열한 경쟁을 엿볼 수 있다.
전체적인 수준은 상당히 향상된 인상이나 두드러지게 뛰어난 작품이 없었다는 것이 아쉬웠다.
두 사람의 최우수상과 네사람의 우수상은 전체작품 가운데서 비교적 개성이 돋보인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았다. 연위봉의 『유예적 관계』는 대상후보에까지 올랐다가 아깝게 최우수상으로 낙착된 작품으로 방법적인 면에서 신선감을 주었으며 시대적 미의식도 잘 소화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선민의 『무제』는 수묵의 투명한 맛과 여백의 공간감을 살린 작품으로, 전통적인 회화의 현대적 해석에서 돋보인 작품이었다.
오광수·하태조·이규선·최명영·한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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