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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언론 참모습 조명-김영주·이범수씨 『북한언론의 이론과 실천』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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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북한언론의 참모습을 제대로 알 수 있게 해주는 『북한언론의 이론과 실천』(김영주·이범수 엮음)이 출간됐다.
「원전을 통해 본 그 이론·역사·매체·정책·사상」이란 부제가 말해주듯 이 책은 그동안 일반인들에게는 봉쇄돼온 북한 언론에 관한 폭넓은 1차 자료들을 아무런 첨삭 없이 보여준다.
이 책은 권두논문과 「북한의 언론이론」「북한의 언론역사」「연도별 북한 언론매체 현황」「북한의 언론정책」「북한 언론관련 용어사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영주 교수(경남대 신방과)가 쓴 권두논문 「북한 언론의 성격과 그 체제」는 1차 자료를 기초로 북한 언론의 역사·기능 등을 우리 언론과 비교·정리했다.
제1부 「북한의 언론이론」은 북한 언론학자 배순재·라두림씨가 쓴 『신문이론』을 원전 그대로 전재했다.
『신문리이』은 이론적 깊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복사본을 갖고 있던 몇몇 학자들이 논문 등에 부분적으로 인용하면서 과장선전된감이 없지 않았다.
이번에 전재됨으로써 『신문이론』의 격파 속성 및 수준을 올바르게 파악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제2부 「북한의 언론 역사」는 시기 구분 및 주요 변인 등을 모두 북쪽의 시각에 따라 정리했다.
통치이념의 확립과 지배이데올로기의 강화를 위해 정치권력이 어느 정도까지 언론을 이용하고 있는지 잘 드러나고 있다.
제3부「연도별 북한 언론매체 현장」은 49년부터 최근까지를 다루었고 제4부 「북한의 언론정책」은 김일성의 담화 및 교시, 당간부의 회상기로 동신문이나 『근로자』같은 정기간행물에 실린 당 간부의 논문 및 보고서 등에서 언론과 관련되는 부분을 추렸다.
이 책에서 드러난 북한언론의 실상은 우리가 지금까지 2차 자료들을 통해 알고있던 것과 일치한다.
북한의 신문·방송은 노동당의 엄격한 통체하에 있다.
또한 북한 언론의 3대 기능은 ▲이데올로기 무장을 위한 선전·선동자적 기능 ▲사회주의 혁명을 위해 대중을 조직하는 조직자적 기능 ▲공산주의적 인간을 양성하는 문화교양자적 기능이다.
즉 행정·입법·사법 등 3권의 감시자 역할이 아니라 계급투쟁의 가장 강력한 무기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비판적 기사보다는 혁명일꾼의 모범적인 이야기나 감동적인 기사만을 쓰도록 강제 받고 있다.
따라서 뉴스가치를 결정하는 기준도 객관성·시사상·정확성·흥미성보다 계급성·당성·인민성·전투성에 둔다. 뿐만 아니라 『사람이 모든 것의 주인이며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주체사상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당과 국가가 인민을 끊임없이 교육해야만 사회주의 혁명을 완성할 수 있다』는 유물론적 인간관을 고수, 본래적 의미의 언론자유와는 엄청난 거리를 두고 있다.
북한 언론의 참모습을 1차자료들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주는 이 책은 통일의 첫걸음인 남북한 동질성 회복을 위해 우리 언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지도 동시에 일깨운다. <최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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