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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비 개혁정책의 희생자”/로이터통신 워스니프기자 분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소의 무기공급 중단이 큰 타격/제3세계 소 맹방들 크게 약화
사임한 멩기스투 에티오피아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개혁정책의 희생자라고 영국 로이터 통신의 패트릭 워스니프기자가 분석했다.
다음은 워스니프기자의 분석기사 전문이다.<편집자주>
21일 국외탈출한 멩기스투 하일레 마리암 에티오피아 대통령은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이 초래한 세계 마르크스주의운동의 또다른 희생자다.
이로써 지난 14년동안 소련의 지원아래 권력을 행사해왔던 멩기스투는 국민투표나 민중의 압력에 의해 실각돼 권위주의 통치를 종식시키고 민주정치의 길을 열어준 동유럽이나 다른 아프리카국가의 전제 정치가들과 같은 운명의 길에 들어섰다.
하일레 셀라시에황제가 축출된 74년이후 에티오피아에는 사회주의가 선포되었다.
3년후 멩기스투는 권력을 장악했으며 84년에는 소련 공산당을 본떠만든 에티오피아 노동당의 사무총장이 되었다.
그러나 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신사고외교정책은 과거 제3세계의 소련 맹방들을 크게 약화시켰다.
고르바초프의 집권이래 서방과의 적극적인 접근책을 실시하고있는 소련에 제3세계의 모험적 행동주의자들은 이제 귀찮은 존재가 된 것이다.
이와 같은 정치적인 고려이외에도 경제침체에 빠진 소련은 더이상 대리전쟁을 치르는 이들 제3세계 국가들에 무상의 무기공급등을 지원하기가 어려워졌다.
이와 같은 변화된 상황속에서 에리트리아 분리독립주의자들과 스스로 마르크스주의 운동가들이라고 주장하는 티크레이 게릴라들과 끊임없는 내전을 벌이는 에티오피아의 행동은 소련에는 무척 귀찮은 존재였다.
에티오피아는 89년부터 소련으로부터의 무기공급이 중단됐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89년에는 동독 공산정권의 붕괴에 따라 에티오피아로 수출되려던 소련제 T­55탱크 2백대의 선적이 중단됐다.
소련은 멩기스투에게 평화를 종용했다.
인민들에게 인기를 끌지 못하는 공산주의 지도자에 대한 고르바초프의 지원중단은 처음엔 소련의 목전인 동유럽에서 목격되기 시작했으며 아프리카에서도 이러한 변화의 바람은 특히 금년들어 강하게 불어오고 있는 것이다.<런던 로이터·연합="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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