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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시계 돈되네' 20~30만달러 넘는 가격에 경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세계에서 가장 비싼 시계로 수집가들 사이에서 평가받는 파텍필립의 클래식제품들. 다양한 컴플리케이션 기능으로 유명하다.


미주중앙'시계 수집'이 투자상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품시계나 특수 시계를 수집해 시간이 지난뒤 시장에 내놓는 것. '물건'으로 인정받으면 수십만달러는 가볍게 뛰어넘는다.

지난달 뉴욕에서 열린 워치컬렉터 경매는 시계 수집이 이제 엄연한 투자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 이번 경매에는 1000여종의 각종 시계가 나왔다. 이중 낙찰된 것은 총 396개. 총액은 무려 720만달러에 이르렀다. 경매를 휩쓴 제품은 스위스의 1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명품시계 오데마 피게(Audemars Piguet).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이 37만2400달러에 낙찰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어 캐비넷워치가 33만3200달러 뚜르비용 리피티션 미니츠가 24만3600달러에 팔리는 등 이번 경매 낙찰가의 톱10을 장식했다.

이번 경매에서는 시계 경매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고가행진이 이어져 관계자들뿐 아니라 수집가들을 놀라게 했다. 상위권에 든 제품들의 시장 평균가는 10만달러선이었으나 투자자들의 경쟁이 불붙으면서 낙찰가는 경매마다 뛰어올랐다. 유명한 명품시계 롤렉스 서브머리너 스텐레스스틸 제품도 시장가격의 세배를 넘는 8만4960달러에 낙찰돼 투자열기를 실감케 했다.

그동안 일부 부자들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시계수집은 이제 일반인들도 참여하는 등 '시장'기반이 조성되고 있다. 마켓워치는 아직 공개적인 거래시장이 존재하진 않지만 수집가들이 크게 늘고 있고 이들 사이에선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모두 수제품인데다 한정 생산돼 희귀성을 인정받기 때문이다.

시계 경매사상 가장 비싼 물건은 지난 1999년 소더비경매에서 낙찰된 파텍 필립의 1933년산 골드 파텍. 24개의 컴플리케이션을 장착한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명품워치로 무려 1100만달러의 값이 매겨졌다. 파텍 제품은 세계 최고가 50개 명품시계중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시계가 이렇게 비싸게 거래될수는 없는 법. 보통 거래되는것은 1만달러선으로 알려져있다.

수집가들 사이에서 '명품'의 조건으로는 우선 연륜이 있어야 한다. 수제품 브랜드로 최소 30년은 지나야 대접을 받는다고. 둘째로는 단연 컴플리케이션이 꼽힌다. 컴플리케이션 워치는 일반적인 시계의 기능(시 분 초)와 단순 날짜(요일과 날짜) 기능에 다양한 부가 기능이 있는 시계를 말한다.

크로노그래프(일종의 스톱워치 같은 기능) 파워리저브(기계식 시계의 태엽이 남은 정도를 표시) 문페이즈(음력에 따른 달의 모양을 보여줌) 뚜르비용(중력에 의한 오차를 보정) 등의 기능이다.

갖은 보석으로 치장한 시계는 오히려 수집품으로는 찬밥신세를 면치못한다. 복잡한 컴플리케이션은 수제품으로 만드는 고급브랜드에서만 찾아볼 수 있어 더 선호한다고 한다.

이외에도 군대용 다이버 전용 드레스워치 등 목적에 따른 다양한 제품별로 수집가들의 관심이 각각 몰린다.

마켓워치는 시계 수집 투자는 고가의 비용과 함께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초보투자자들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상대적으로 저가의 시계수집부터 시작해 거래를 해본다거나 명품브랜드보다는 특수 시계를 수집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USA중앙 앨런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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