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비 못내면 굶어" 부산서…학생 116명에 점심 안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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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부산시 부산진구 전포동 D중학교가 가정형편 때문에 급식비를 내지 못한 학생들에 대해 급식을 중단, 비교육적인 처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학생.학부모들에 따르면 학교와 급식업체인 D급식소는 이달분 급식비 4만원을 내지 못한 학생들에 대해 지난 10일부터 급식을 중단했다. 이 학교 급식신청자 6백50명 중 1백16명이 급식비를 내지 못했다.

학교 당국은 지난 4일까지 급식비를 납부하도록 했으나 2백여명이 납부하지 못하자 8일까지 납부기간을 연장했다. 그래도 가정형편이 어려운 1백16명은 11월분 급식비를 내지 못했다. 급식업체는 지난 10월에도 70여명이 급식비를 내지 않아 3백만원 정도의 체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히 학교 측은 지난 10일 교내방송을 통해 급식비를 납부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급식이 중단된다고 공개적으로 알려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들에게 심리적인 충격을 줬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학교 김형진 행정과장은 "워낙 많은 인원이 급식비를 내지 못해 경고 차원에서 급식을 중단했으나 급식비를 못 낸 학생에게도 13일부터 점심을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D급식소 관계자는 "앞서 급식을 했던 업체로부터 체납자가 많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이번에 체납 학생이 크게 늘자 학교 측과 의논해 급식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렇게 많은 인원이 급식비를 내지 못한다면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한편 부산시교육청은 앞으로 예산을 늘려 급식비를 못 내는 학생들에 대해 급식비를 지원, 점심을 못 먹는 학생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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