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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가뭄 방화계 새바람|주연급 신인 러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영화계에 주연급 신인배우들이 대거 등장, 신선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들은 대체로 공모형식을 통해 발탁됐거나 감독들의 요청으로 기용돼 상당한 가능성이 있는 재목들이다.
여자신인의 경우 대표그룹은 지경원·김성령·김금용·송채환·한혜선·정은영 등.
이중 미스코리아 출신인 김성령은 최근 상영이 끝난『누가 용의발톱을 보았는가』에서 좋은 연기를 선보여 대종상 신인상을 받은바 있으며, 지경원은 현재 개봉중인 멜러물『내일은 비』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모델출신인 지경원은 이 영화로 올해 백상예술상 신인상을 받았다.
공모로 뽑힌 대표적인 경우는 송채환·김금용·한혜선.
『장군의 아들2』를 연출중인 임권택 감독에 의해 뽑힌 송채환은 영화 중 김두한의 상대역으로 나와 임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김금용의 경우 오는 25일 개봉예정인 정지영 감독의『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로 데뷔한다.
대학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한 김금용은 당초 배우가 될 뜻이 없었으나 친구가 신인공모에 자신도 몰래 서류를 제출, 이를 본 정 감독이 서너번 출연을 간곡하게 권유해 배우로 나섰다.
또 올해 고교를 졸업한 한혜선은 고영남 감독의『나의 아내를 슬프게 하는 것들』에서 사이코 성격의 배역을 맡아 어린 나이로는 소화하기 벅찬 내용을 열심히 연기하고 있다.
한혜선은 큰 키에 비해 얼굴선이 가냘퍼 현대적인 분위기와 정통 멜러물이 섞이는 그런 영화에 잘 어울릴 것으로 영화계는 점친다.
그리고 이장호 감독이 제작하고 송영수 감독이 연출하는 에로영화『핸드백 속 이야기』로 데뷔하는 정은영은 80년대 모델베스트10에 뽑혔었다.
모델생활 중 수영복 입기를 기피했던 정은영은 26세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영화계로 나온 것을 만회라도 하려는 듯 이 영화에서는 과감히 벗어붙이며 열연한다는 소문이다.
여자신인 쪽보다 덜 활발하지만 남자 쪽에서도 신인들이 잇따라 데뷔하고 있다.
대표주자는『장군의 아들』에서 장군의 아들로 단번에 스타덤에 오른 박상민·이일재, 공모출신의 나재웅, CF모델 출신의 이종복, 연극무대에서 영화로 진출한 김산중 등.
이중 현재 상영중인『돈아 돈아 돈아』에서 코믹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김산중을 제외하고 모두 액션스타로 출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스타제조기 임권택 감독에 의해 기용된 박상민·이일재는『장군의 아들2』에 계속 출연중인데 용모·연기스타일로 봐 90년대 남자배우의 리더로 떠오를 전망이다.
나재웅은. 시나리오작가 이일목씨의 연출 첫 작품인『시라소니』에 발탁됐다.
권투·태권도 등으로 어느 정도 단련된 나재웅은 80년대 이후 액션영화가 부재하다시피 한 한국영화계에서 과거 액션의 맥을 이을 뜻을 품고 있다.
그리고 신인 김유민 감독에 의해 얼마 전 태국 로케가 끝난 월남전 소재영화『푸른 옷소매』에 출연하는 이종복은 운동화류의 스포츠용품 CF모델로 잘 알려진 신인이다.
이처럼 영화계에 신인바람이 부는 것은 1차적으로는 스타 기근에서 비롯됐다.
현재 일급 스타 그룹으로는 강수연·이혜영·황신혜·이혜숙 그리고 뒤를 이어 최진실·심혜진 등이 활약하고 있고 남자배우로는 안성기·이덕화·이영하 등이 활약하고 있으나 제작 편수에 비해 스타 숫자가 태부족이다.
그리고 스타가 관객을 끌어 모으는 이른바 스타 시스팀이 아직 확립되지 않은 영화계 현실도 신인들의 등장을 부추기고 있다.
또 지난해 신인들로만 출연진을 짜 성공한『장군의 아들』에 영화계가 고무된 결과이기도 하다.
영화계는 이러한 신인바람이 다양한 작품의 성격에 맞는 연기자를 확보하는 방법으로 활성화되기를 바라고 있다.<이헌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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