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노제」공방장기화/대책회의 장례 무기연기/정부 절대불허 고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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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강군 유해 연대서 다시 모교로/시청길 계속 봉쇄… 이틀째 대치
명지대생 강경대군의 장례식이 14일 운구도중 서울시청앞 노제를 둘러싸고 경찰과 충돌하는 바람에 무기연기돼 긴장된 시위시국의 장기화가 예상되고 있다.<관계기사 3,5,22,23면>
범국민대책회의는 15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청앞 노제가 허용될 때까지 강군의 장례를 무기연기하며 현재의 대책회의를 「민주정부수립을 위한 국민운동본부」로 개편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는 15일 관계기관 회의를 갖고 강군 장례행렬이 과격시위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에 서울시청앞 노제는 계속 불허한다는 강경방침을 확인,타협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15일에도 장례행렬의 서울시청 접근을 봉쇄하기 위해 이대앞 부근 및 시청주변에 경찰을 집중배치,경계태세에 들어갔다.
한편 15일 오후에도 전국 14개대생 5천여명이 「광주항쟁 계승 및 현정권 규탄대회」를 열기로 하고 5·18유족회등 관련 9개 단체가 「5월정신 계승 및 현 정권타도 결의대회」를 갖기로해 전국시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14일 오전 명지대에서 영결식을 가진 강군의 유해는 오후 5시30분쯤 신촌로터리로 운구돼 10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합동추모제까지 마친 후 시청을 향해가다 이화여대입구에서 바리케이드를 친 경찰의 제지를 받자 밤 10시20분쯤 연세대구내로 되돌아 갔다가 15일 새벽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범국민대책회의측은 연세대측의 영안실 재입실 반대의사에 따라 오후 3시쯤 다시 명지대로 운구,학생회관에 안치했다.
시위군중들은 시청앞 진출이 저지되자 신촌·연희동 일대에서 화염병·돌을 던지며 격렬한 가두시위를 벌였고 일부 학생·시민들은 골목길을 통해 도심으로 진출,7천여명이 신세계백화점·종로2가 부근에서 밤늦게까지 산발적인 시위를 벌였다.
장례행렬이 통과한 모래내·연희동·신촌일대는 오전부터 교통이 막혀 큰 혼잡을 빚었으며 최루탄과 돌·화염병 공방으로 주민들이 고통을 겪었다.
이날 강군 장례식에 맞춰 부산·광주 등 전국 17개 도시에서도 10만여명이 추모집회·시위를 벌였으며 서울 26개대·지방 61개대 등 전국 87대생 2만8천여명이 대학별로 출정식·추모집회를 갖고 시위에 참가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 1백86개 중대를 비롯,전국에 3백80개중대 4만5천여명의 경찰력을 배치,2만5천여발의 최루탄을 쏘며 시위를 저지하는 한편 시위현장에서 서울 43명·부산 5명 등 모두 73명을 연행,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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