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닌그라드 국립발레단 연출가 에이프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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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레닌그라드 국립발레단의 연출가 겸 안무자 보리스에이프만씨(45)는 정통 고전발레의 본고장 소련에서 자유분방한 현대무용의 언어들을 적극 수용, 「페레스트로 이카발레단의 리더」로도 불린다.
아세아무용협회 초청으로 11∼12일 서울 교육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첫 내한공연을 가진데 이어 13∼14일 부산KBS공개홀 무대에 오르는 레닌그라드 국립발레단에 대해 그는 『위대한 예술가들의 문학작품과 음악을 발레와 접목시켜 새롭고 종합적인 무대예술을 창조하는데 역점을 두는 공연단체』라고 소개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프로그램도 『백치』는 도스토예프스키 원작소설과 차이코프스키『교향곡 제6번 비창』을,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보마르세원작 희곡과 롯시니의 오페라음악을 사용해 독특한 연출과 안무기법으로 만들어낸 드라마틱 발레다.
세계적인 안무의 거장 모리스베자르와 쌍벽을 이루는 그가 지난77년 레닌그라드 국립발레단 전신인 노오비발레단을 창단할 당시만 해도 정통발레가 아닌 모던발레를 한다는 이유로 소련 정부당국과 상당한 마찰과 갈등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85년 개방정책이 시작되면서 혁신적이고 독특한 형식을 추구하는 그의 춤과 무대기법은 크게 호평 받고 있다.
25명의 무용수로 시작된 레닌그라드 국립발레단은 젊은이들의 열광 속에 눈부신 성공을 거듭하면서 이제는 발렌티나모로소바 등 러시아공화국 공로예술가를 포함한 무용수가 60명으로 늘었다. 소련 발레계의 새로운 흐름을 대표하면서 유럽 각국과 일본·미국 등 해외공연을 포함, 연간 1백회 이상 공연하고 있다.
이번 내한공연에는 지난해12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레닌그라드 국립발레단에 정식 입단한 전 국립발레단원 백영태씨도 무대에 오른다.
에이프만씨는『문학·음악·무용의 만남에 성공한 작품은 전세계 어느 나라 관객과의 만남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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