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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에서] 참전용사 대우받는 미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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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11일은 미국의 베테랑 데이(veteran's day)다. 참전용사의 날, 우리로 치면 현충일이다. 85년 전 제1차 세계대전 휴전을 기념해 정한 날이라고 한다.

미국엔 약 4백70만명의 베테랑들이 생존해 있고, 1차 대전에 참전했던 1백세가 넘는 참전용사도 2백여명이나 된다. 올해의 베테랑 행사가 더욱 주목받는 것은 이라크전을 치렀고, 종전 이후에도 4백명에 가까운 미군이 숨졌기 때문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워싱턴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헌화하고 기념연설을 했다. 부시 대통령은 1차 대전부터 최근의 이라크 전쟁까지 수많은 군인들이 국익을 위해 싸우다 숨져갔음을 강조하면서 "희생은 끔찍하고 유족들은 고통을 감내해야 하지만 미국은 결코 그들의 희생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누리는 삶은 참전용사들 덕분이며 그들은 미국민의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고 우리는 오래도록 감사하겠다"면서 "조국을 수호했던 모든 이들에게 신의 가호가 함께 해달라"고 기원했다.

미국에선 조국의 부름에 응한 군인들이 그에 상응하는 대가와 존경을 받는다. 이라크 전쟁의 정당성 논란이 많지만 그곳에 파견된 병사들에 대해서만큼은 "우리가 보호해야 한다"는 게 모두의 일치된 여론이다. 민주당이 부시 대통령이 요구한 8백70억달러 이라크 지원금을 통과시킨 이유도 "부시의 정책은 싫어도 우리 병사들은 지원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가.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 덕분에 자유민주주의를 지켰고, 월남전에서 흘린 피의 대가로 경제성장을 이뤘고, 가까이는 서해교전에서 숨져간 병사들이 있었기에 한국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희생을 얼마나 감사하고 있는 걸까.

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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