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보수 시민단체 '대선 세 결집'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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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한국진보연대’출범식에 참가한 민주노총·민주노동당.한총련 등 22개 진보 단체 대표와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최승식 기자]

대선을 앞두고 시민사회단체들이 이른바 진보와 보수 양 진영으로 나뉘어 세 결집에 나서기 시작했다. 진보를 표방하는 진영은 상설 연대조직 창립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발족했고, 보수 진영은 '우파 대연합' 결성에 대해 공식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진보연대(준) 출범=민주노총과 한총련.전국농민회총연맹.민주노동당.전국빈민연합.실천연대 등 22개 단체는 9일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한국진보연대 준비위원회' 출범식을 개최했다.

올 3~4월 정식 출범 예정인 한국진보연대는 친북반미 성향이 강한 민족해방(NL) 계열이 중심이 돼 꾸리는 상설 연대조직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미군 평택기지 이전 등에 반대해 온 인물들이 대거 참여해 있다. 전국연합 오종렬 상임대표, 통일연대 한상렬 상임대표, 민노총 조준호 위원장, 민노당 문성현 대표 등 8명이 공동준비위원장을 맡았다.

이들은 출범 선언문에서 "진보진영 전체의 힘을 결집하고 연대투쟁함으로써 투쟁력과 사회정치적 영향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목표를 밝혔다. 이들은 ▶민족자주 ▶신자유주의 반대 ▶민중생존권 쟁취 ▶민중 주체의 민주주의 ▶6.15공동선언 이행과 자주적 평화통일 ▶국제진보적 평화세력과의 연대 등을 지향하기로 했다.

뉴라이트 단체 모임인 시민사회단체연석회의는 10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범우파 대연합’ 구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사진은 2005년 뉴라이트 전국연합 창립 대회 장면. [중앙포토]

한국진보연대는 이번 대선에서 민노당 활동을 지원하는 외곽조직이 되리란 관측도 나온다. 박석운 상임운영위원장은 "민노당 2중대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대선에서 진보진영이 주도권을 쥘 수 있도록 담론 구조의 틀을 바꾸는 작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범우파 대연합 논의=뉴라이트 진영 단체들의 모임인 시민사회단체연석회의는 10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신년 인사회를 열고 '범우파 대연합' 구성에 대해 논의한다. 이 자리엔 뉴라이트전국연합 김진홍 상임의장, 선진화국민회의 이명현 상임의장, 기독교사회책임 서경석 공동대표 등 뉴라이트 계열 인사뿐만 아니라 국민행동본부 서정갑 본부장 등 올드라이트 진영 인사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올해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운명을 결정할 대선이 있는 해로서 그 어느 때보다도 시민사회단체의 결속이 중요하다"고 신년 인사회 개최의 취지를 밝혔다.

전국연합 관계자는 "이 자리는 단순한 인사회가 아닌 올드라이트와 뉴라이트를 포괄하는 범우파 대연합을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 논의하고 실무기구를 구성하는 모임이 될 것"이라며 "올드.뉴라이트 양측이 서로 협력한다는 큰 원칙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파 대연합 결성은 4일 보수 원로들로 구성된 국가비상대책협의회의 신년 토론회에서 처음 거론됐다. 이 제안을 뉴라이트 진영이 받아들임에 따라 올드라이트와 뉴라이트를 포괄하는 보수세력 연합체의 구성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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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한애란 기자<aeyani@joongang.co.kr>
사진=최승식 기자 <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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