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때 지켜주는 우직한 친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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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날 때면 사진기를 차에 싣고 동해바다로 훌훌 떠난다-.
영화배우 류승수(35)는 이 때가 삶의 가장 멋진 순간이란다. 애마(愛馬)에 올라 인적이 뜸한 비포장길을 달리노라면 흙먼지조차 친구처럼 반갑다는 것. 연예인의 애마라면 흔히 고급 외제승용차나 은빛 스포츠카를 떠올리게 마련. 하지만 류 씨는 뜻밖에 지프에서 내렸다. 청바지에 편안히 걸친 외투가 지프와 자연스레 어울렸다.

"좀 놀라셨죠? 스포츠카를 기대하셨던 거 아니에요? 그래도 오늘 촬영한다고 때 빼고 광 냈는 데…"라며 그는 싱긋 웃는다. 지난해 3월 구입해 한창 길들이는 중이라는 류씨의 애마는 랜드로버의 디스커버리3였다. 커다란 덩치(?)에 투박해보이는 이 SUV는 류 씨의 호리호리한 체격과 묘한 대조를 이루면서도 썩 어울리는 듯했다. 그의 자유분방한 내면을 읽은 까닭인가-.

"랜드로버 SUV에는 철학과 소신이 담겨 있습니다. 꾸밈없는 듯'자유스러움'이 디스커버리3의 매력이지요." 어릴적부터 SUV 차량을 좋아해 국산.외제를 막론하고 거의 모든 차종을 몰아봤다는 류씨가 디스커버리3를 선택하게 된 건 랜드로버 SUV만의 기술적 철학에 매료됐기 때문. 최근 출시되는 SUV는 소음절감과 승차감 개선을 위해 세단의 우아함을 덧댄다. 반면 랜드로버의 SUV는 지프 고유의 투박함을 고수, 화려하지 않지만 은근한 멋이 우러난다고 류씨는 설명했다. 힘들 때 옆에서 묵묵히 바라봐주는 '우직한 친구'같아 좋단다. 그는 지난해 여름 애마와의 강원도 여행을 회상했다. 산등성이를 넘고, 더위에 지칠 때면 보도블록을 타고 올라가 잠시 눈을 붙일 수 있었던 건 이 차가 아니었다면 꿈도 꾸지 못했을 거라며 차 자랑에 바빴다.

류 씨와 랜드로버 SUV의 '운명적 만남'은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예인이 되기 위해 촬영현장을 쫓아다니던 1995년 대선배인 영화배우 박상원씨가 당시 출시된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구형을 몰고 후배들을 격려한다고 왔을 때 '언젠가 배우로 성공하면 꼭한번 타보겠다'고 다짐했다는 것이다. 지난 2000년에 '달마야 놀자'를 촬영하면서 선배배우인 박신양씨가 타고 온 랜드로버 레인지로버(최고급형)를 보고는 고교 동창이자 동료인 배용준씨에게 추천했고, 영화배우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지 몇해. 지난 봄 드디어 자신도 디스커버리3 차량 소유주가 됐다.

그는 이미 5000km를 주행해 사랑(?)이 식을 때도 됐건만, 요즘도 촬영스케줄이 없을 때면 직접 닦고 광을 낸다. 류씨는 지난해 9월 박신양.예지원씨 등과 촬영을 마친 '눈부신 날'에서 자신의 차를 영화에 선보이고 예정이었다.그러나 촬영 중 차에 흠집이 날까봐 말리는 스태프들의 권유로 포기한 적도 있다.

이달 중순부터 시직되는 미니시리즈 촬영 이전에 랜드로버 SUV 차량을 가진 동료연예인들과 함께 강원도 스키장에 가보고 싶다는 류씨는 "이미 랜드로버 SUV의 매력에 푹 빠져 앞으로도 모델만 바꿔 계속 랜드로버 차량만을 고집할 것이다"며 환하게 웃었다.

프리미엄 최석호 기자
사진=프리미엄 이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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