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여성의 96%「장난 전화」시달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4면

최근 얼굴 없는 치한에 의한 폭력 전화나 장난 전화의 피해가 점점 증가하고 있어 전화 폭력이 새로운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우리 나라 성인 여성 1백명 중 96명이 폭력 전화나 장난 전화를 받아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사랑의 전화가 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전화 폭력 예방 대책 세미나」에서 한종철 연세대 교수(53)가 발표한「전화 폭력 예방 대책에 대한 탐색적 조사 연구」에서 밝혀졌다.
한 교수는 전화 폭력에 대한 실태 조사를 위해 지난 3월30일부터 4월5일까지 서울 시내 거주 성인 여성 7백65명을 대상으로 전화 및 면접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7백65명 중 1백35명인 18.5%가 서너 달에 한번 장난 전화를 받았으며 2주일에 한번 17.9%, 한 달에 한번 17.6%, 일주일에 한번 13.6%의 순. 거의 매일, 또는 2∼3일에 한번씩 장난 전화를 받고 있다는 응답자도 15.5%인 1백13명이었다.
장난 전화가 가장 많이 걸려 오는 시간대는 주로 심야 시간인 오후10시부터 오전4시 사이(전체의 44.4%)로 수면 방해 등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했다.
장난 전화의 내용은 성에 관한 음란한 내용이 51.4%로 으뜸. 그 다음이 침묵 전화, 일방적인 욕설의 순. 남편이나 응답자의 외도 사실을 알리겠다는 허위 사실 폭로 위협 전화도 전체 협박 전화 내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 부부 싸움이나 가정불화를 몰고 올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가해자의 성별이 남성이라고 대답한 경우가 95·5%였으며 추정연령은 20∼30대가 63.8%로 가장 많았고 국민학생이나 중·고교생이라고 응답한 사람도 17·7%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 장난 전화 피해자의 3분의 1인 30.2%가 가족들로부터 오해를 받은 경험이 있고 남편에게 오해를 받은 경우가 응답자 2백20명의 76%를 차지하고 있어 장난 전화의 심각성을 나타내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