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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송량 86% 철도에 의존-남북한 직교역 계기로 본 수송실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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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남북한 직교역시대를 맞아 북한의 철도·도로·항만시설 등 사회간접자본의 실태는 어떠한가.
북한은 철도가 전체수송의 86%를 차지하는 철도편중형 수송구조를 갖고 있으나 지형적인 여건 등으로 수송능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또 수송분담률이 12%를 차지하는 도로사정 역시 매우 빈약한 실정이다.
평양∼원산, 평양∼남포, 원산∼금강산 등 3개 노선의 고속도로는 모두 콘크리트 포장이고 국토일부와 지방도로의 대부분이 비포장이다.
해운 및 항만시설도 해안선이 중·서로 분리되어 있는 데다 시설마저 빈약, 전체 수송분담의 2%에 그치고 있다.
철도현황=현재 북한의 철도 총연장은 약 5천km.
이중 61%인 3천여km가 전철화구간이다.
남한의 철도 총연장 6천4백37km, 전철화구간 5백25km에 비해 전철화율은 매우 높다.
그러나 북한의 철도는 지형 때문에 총 철도연장의 10%가 넘는 5백48km가 수송능력이 낮은 궤폭 7백66mm의 협궤로 되어 있다.
북한의 철도망은 경의선(서울∼신의주)을 주축으로 한 서부망과 원나선(원산∼나진)을 중심으로 한 동부철도망, 동서를 연결하는 평원선(평양∼원산), 청년이천선, 강계∼혜산∼무산을 연결하는 북부산업철도, 만포선·혜산선 등 간선철도망을 중심축으로 해 여러 갈래의 지선으로 이뤄져 있다.
북한지역에는 산악과 계곡이 많아 심한 경사지역과 철교·터널 등이 곳곳에 산재, 수송을 크게 제약한다.
5m이상의 교량이 1천7백여개, 터널이 4천5백여개나 있어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철도망의 확장계획에도 차질을 빚는다.
낭림산맥 때문에 동서간을 연결하는 철도부설이 용이치 않아 동부의 광산·공장과 서부의 공장지대를 유기적으로 연계시키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북한은 동서 및 북부내륙지역을 연결하는 「북부철길공사」를 80년부터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자강도의 만포에서 양강도의 혜산을 잇는 1단계공사가 88년8월에 마무리되어 북부철도가 부분적으로 개통됐다.
북한은 현재 혜산∼무산간을 잇는 북부철길 2단계공사를 비롯, 평남의 온천∼남동간 80km와 강원도의 안변∼금강산간 97km의 철도신설공사, 이밖에 일부 철도에 대한 광궤화·전철화공사를 추진중이다.
또 청진∼무산간 1백3km, 평양∼순안간 36km등을 제외하면 대개 북한철도가 단선으로 되어있어 복선화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수송량을 늘리기 위해 철도의 중량화에도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이 같은 전철화는 유사시 전원공급의 차단에 따른 철도운수의 일시두절의 위험을 야기할 소지가 있으며, 현재 통신시설 미비로 「자동신호화」에서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대외연결철도로는 중국과 연결되는 경의선과 만포선, 소련과 연결되는 원나선의 지선인 흥의선(두만강역과 소련 핫산역)이 있다.
도로현황=북한의 도로가 수송분담률이 낮은 것은 70년대 유류파동 이후 차량이용을 억제했고, 이에 따라 도로교통망건설도 지체됐기 때문.
북한의 도로 총연장은 약 2만2천km.
이중 포장도로는 약 1천4백km, 고속도로는 3백50km다.
남한의 도로 총연장이 5만5천여km, 포장도로가 3만1천여km, 고속도로가 1천5백39km인데 비하면 북한의 도로사정은 매우 빈약하다.
3개 노선의 고속도로 외에 현재 노반공사를 마친 평양∼개성간 1백70km, 평양∼지천간 1백20km등 2개 노선 2백90km의 고속도로가 건설중이다.
고속도로 외에는 국도가 34개, 주요지방도가 4백40개쯤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개성∼평양∼신의주간 4백km, 원산∼함흥∼청진을 잇는 고성∼회령간 9백km, 신의주∼고무산간 9백km도로가 서부·동부·동서부간을 잇는 산업도로 역할을 한다.
도로의 대부분이 콘크리트포장이고 비포장도로가 많아 우천시 차량통행의 제한을 받는 지역이 많다.
산맥과 하천으로 이뤄진 지형 탓으로 도로에는 약 2천5백개의 교량과 터널이 산재해있는데 교통 장애요인이 되기도 한다.
해운 및 항만현황=동해안의 근해항로로는 나진∼청진∼흥남을 연결하는 북부항로와 원산∼고저∼장전을 연결하는 남부항로가 있고, 서해안의 근해항로로는 용암포∼다사도∼송림, 몽금포∼남포, 서해리∼송림 등이 있다.
북한의 대외항로는 대소항로로 청진∼나진∼블라디보스토크∼나홋카가 연결돼 있고 대중항로로 남포∼상해 등이 개설돼있다.
대일항로는 청진∼흥남∼남포∼일본의 오사카∼고베∼도쿄∼요코하마∼나가사키항 간의 항로가 열려져 있고 원산∼니가타항간을 화물여객선인 삼지연호(8천t급), 만경봉호(5천t급)가 월3∼4회 정기적으로 운항한다.
북한의 무역항은 남포·송림·해주·나진·원산·흥남·청진 등 7개고, 원양수산 기지항은 김책(옛 성진)·청진·신포·원산·양화 등 5개이며, 수산사업소가 있는 어항이 30여개 있다.
남포항은 평양의 관문으로 본항에 부두 4개, 동항에 석암부두가 있다.
80년대 초 시멘트전용부두가 건설됐고 부대시설로 기중기·벨트컨베이어·사일로창고 등이 갖춰졌다.
남포항은 수심이 10m이고 1만5천t급 선박의 접안이 가능하다.
송림항은 75년에 무역항으로 개항했고 각종 하역장비·창고 등을 확충했으며 소련과 긴밀한 무역연계를 맺고 있다.
나진항은 수심 10m이며 1만5천t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다.
이밖에 북한의 내륙수로를 보면 압록강·두만강·청천강은 북부내륙지대에서 생산되는 원목의 뗏목수송로로 이용되고 있고 수풍호와 운봉호 주변에서는 여객선도 운행되고 있다.
또 대동강은 가항거리가 길고 남포·송림·평양·순천 등 공업도시가 위치하고 있는데, 서해갑문 등 몇몇 갑문이 완성됨에 따라 순천까지 소형선박을 운행할 수 있게 되었다. <유영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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