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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미얀마에 투자 해 볼만|김은상<무역협회 전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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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 4월초 투자환경 조사단을 이끌고 돌아본 베트남과 미얀마(구 버마)는 국내기업의 새로운 투자지역으로 충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었다.
전력·통신·교통 등 사회간접 자본이 취약해 문제도 적지 않으나 값싼 노동력과 풍부한 자원은 단점을 메우고도 남았다.
사실 그동안 한국기업은 인도네시아·태국에 집중 진출했지만 이제 이들 지역에서는 노임도 오르고 공단도 포화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지역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이번 조사여행 중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미얀마의 대우 현지공장 문 앞에서 본 10대 소녀들의 행렬이었다. 대우 관계자에 따르면 혹시나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까 싶어 10대 소녀 수십 명 씩 항상 이른 아침부터 공장 문 앞에서 무작정 기다린다는 것이다.
그만큼 일손이 풍부한 셈인데 미얀마의 경우 숙련공도 월 20달러만 주면 구할 수 있고 정부에서 최저임금을 높게 책정한 베트남도 월 50달러 수준이다. 이에 비해 노동의 질은 상당히 좋았다.
대우 봉제공장의 경우 생산라인 당 하루 5백 착의 바지를 생산해 내는데 곧 7백 착까지 끌어올릴 수 있어 국내 생산수준에 비해 손색이 없었다.
베트남과 미얀마는 80년대 후반부터 개방·자유시장 경제노선을 채택한 뒤 외국인 투자 법·외환관리법 등 관련 규정을 개 정해 외국인 투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이 지역에서 연간 1천2백만 배럴의 석유가 나와 외환문제도 해결될 가능성이 큰데다 현지 분위기로 보아 연말까지 미국의 무역제재 조치가 풀릴 가능성이 커 우리로서는 지금부터라도 진출준비를 착실히 해 둘 필요가 있다.
특히 아직 전쟁 상처가 복구되지 않아 건설업이 진출할 필요가 있고 현지에 플라스틱 문화가 전혀 보급되지 않은 점을 감안해 플라스틱 업종,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는 봉제업진출 전망이 가장 밝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회간접시설 투자는 전혀 돼 있지 않아 예를 들어 팩시밀리를 한장 보낼 때 30∼50달러나 들어 근로자 한달 노임보다 높은 실정이고 전기도 제한 송전할 만큼 부족했다.
또 사회주의 국가들이 그렇듯 자본주의적 시장감각이 없는 데다 현지투자도 베트남은 최소투자 단위가 50만 달러, 미얀마는 10만 달러인데다 모두 현지회사와 합작투자를 요구하고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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