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주씨 '전 국세청장 조사 무마' 로비

중앙일보

입력

김흥주(58.구속) 전 그레이스백화점 대표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김씨가 정부사정당국 관계자에게 로비를 해, 국세청 고위 간부에 대한 비위 조사를 무마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김씨가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 입을 열기시작함에 따라 검찰 수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김씨는 2001년 9월 11일 L모 전 국세청장(당시 국장) 등이 사업가 A씨로부터 서울 강남의 고급유흥주점에서 향응 접대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정부사정당국 사정팀에 적발되자, 담당 부서 심의관(당시 과장) N씨에게 이를 눈 감아 달라고 로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는 6일 김씨를 상대로 L모 전 청장의 청탁을 받고, 정부사정당국에 파견된 전 금융감독원 광주지원장 신상식씨를 통해 N씨에게 로비를 한 경위와 대가성 금품 제공 여부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N씨를 소환해 김씨로부터 청탁을 받은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씨와 함께 A씨로부터 향응 접대를 받은 전 국세청 과장 H씨는 비위 혐의가 확인돼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N씨는 "당시 첩보를 입수해 암행감찰을 나간 것은 사실이지만, 적발을 하지 못했다"며 "적발을 하지 못했는데 무슨 부탁을 받았겠느냐"고 항변했다.

그는 "김흥주씨를 알게 된 것은 신상식씨의 사정팀 파견이 끝나고 금감원에 복귀할 무렵인 2002년 초"라며 "설혹 사건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부탁을 들어줬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는 또 "암행감찰 당시 신씨는 사정팀의 호출을 받고도 현장에 출동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5일 2001년 3월 김씨가 골드상호신용금고를 인수 계약하는데 도움을 주고 그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김중회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검찰은 김 부원장을 상대로 김 전 회장에게 골드상호신용금고 유신종 전 대표를 소개해주고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데 도움을 준 대가로 금품을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 집중 조사 중이다.

검찰은 또 김 전 회장에게 대출을 알선하고 보증을 선 혐의로 신상식 전 금융감독원 광주지원장을 긴급체포했다.

신씨는 2002년 12월 당시 김씨가 코스닥회사 A사 발행의 9억원짜리 어음을 할인(대출)해 사용하는 과정에서, 김씨 부탁으로 어음에 배서(보증)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검찰 조사에서 신씨는 "김흥주씨의 부탁을 받아 김중회 부원장을 연결해줬다"며 "이후 김 부원장이 유신종 전 대표를 김씨에게 소개해줘, 금고 계약이 성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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