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피로 대책|규칙적인 운동으로 풀어 나가야|서정돈 교수<서울대의대·내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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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몸이 되면 온몸이 나른해지면서 피로감을 더 느낄 때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뿐 아니라 점심식사 후에는 낮잠을 칭하지 않아도 저절로 눈이 감길 정도다. 이럴 때 소위 말하는 춘곤증, 즉 봄을 타서 피로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가볍게 넘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피곤한 것이 업무상 과로 때문이 아닌가 하고 걱정하기 시작하면 갑자기 심각해질 수 있다.
피로란 힘든 일로 인해 작업수행 능력이 떨어진 상태를 일컫는 말이다. 보통 육체적 피로·정신적 피로 등 두 가지로 구별해 쓰고 있으나 실제로는 두 가지 형태가 혼합되어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다. 정신적 피로는 과도한 주의집중이나 세밀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 작업을 강시간 계속할 때 또는 단조로운 작업·소음·나쁜 조명·질병 등에 의해 나타나는데 심하면 사고력·판단력 저하, 우울증 또는 불안감까지 나타날 수도 있다.
신체질환 때문에 피로감을 쉽게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다.
흔히 감기를 앓은 후 일시적으로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고 간염에서 완치된 후에 상당기간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만성간염·빈혈·결핵·악성종양 등과 같은 질환이 있을 때도 쉽게 피로 하는 경향이 있으며 영양부족·고혈압·심장질환뿐 아니라 여러 가지 대 사성 질환·내분비질환 경우에 심한 피로감을 느끼기도 한다.
따라서 특별한 원인이 없는데도 심한 피로감을 느끼면 이같은 여러 가지 신체적 이상의 존재 여부를 일단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그러나 실제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보면 신체적으로 전혀 이상 없이 운동부족에 의한 체력저하 또는 정신적 이유가 원인인 때가 아주 많다. 이런 경우 피로하지 않고 신나게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자신의 피로가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에 의한 것이 아닌가 확인해 보아도 별 이상이 없는데 피로감을 쉽게 느끼는 경우엔 신체적·정신적으로 강해질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피로감을 느낄 때 우선 약을 찾는 것은 좋은 대책이 되지 못한다. 비타민 또는 영양분이 부족해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으나 아주 드물기 때문이다. 피로회복제나 보약을 찾는 것보다는 평소 건강관리에 관심을 가지고 규칙적인 생활·규칙적인 운동·여가선용으로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갖추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고 또 효과적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적당한 운동을 하고 여유 있게 신나는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피로감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는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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