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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경북고 3연패 금자탑 "우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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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수많은 명 승부로 녹색그라운드를 수놓으며 숱한 스타플레이어를 배출시킨 대통령배 고교 야구대회가 올해로 4반세기를 맞았다.
고교야구의 시즌을 여는 대통령배대회는 모교 애와 향토애로 젊은 팬들을 매료시켜 온 최고권위의 대회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67년 첫 대회를 연후 24회를 여는 동안의 발자취를 알아본다. 【편집자 주】
현재 프로야구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코치들은 물론 실업 및 대학선수·지도자 치고 대통령배를 거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지만 은빛 찬란한 대통령배를 차지한 팀은 모두 11개교뿐이다.
대통령배 대회와 가장 인연이 깊은 팀은 단연 경북 고.
경북 고는 1, 2회 대회 우승과 함께 4, 5, 6회 대회까지 경이적인 3연패를 차지한 것을 비롯, 통산 여섯 차례의 최다 우승팀 영예를 누리고 있다.
이같은 경북고의 신화가 있기까지는「다이아몬드의 제갈 공명」이라는 고 서영무 감독의 지략과 숨은 노력에 힘입은바 크다.
당시 경북고는 좌완 괴물투수 임신근(쌍방울 코치)을 비롯, 조창수(LG코치), 정현발(태평양 코치)등 이 팀을 이끌었다.
영남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대통령배는 장효조 김시진(이상 롯데)이 이끄는 대구상고에 한차례 더 머무르다 75년 마침내 호남지역으로 넘어갔다.
3연 타석 홈런에다 대회 4관 왕(타점·타격·최다안타·수훈)이라는 고교야구의 찬란한 금자탑을 세운 김윤환(태평양)의 광주일고가 마침내 결승에서 경북고를 꺾고 우승, 호남야구 중흥에 불을 댕겼다.
26년만에 고교야구의 정상에 오른 광주일고는 이상윤 방수원(이상 해태코치), 강만식(쌍방울 코치)의 3두 마차를 배출하며 호남야구의 기수로 등장했다.
또 76년에는 김용남(빙그레 코치), 김성한(해태), 김준환(쌍방울 코치), 김일권(LG), 김봉연(해태 코치)의 군산상고가 패권을 낚아챘다.
또 김경문(OB), 신경식(삼성)이 이끄는 공주고는 1%의 가능성을 우승으로 연결, 읍 단위 소재 학교로 고교야구 정상에 오르는 또 하나의 신화를 만들어 냈다.
충청권에 첫 우승의 감격을 건네줬던 대통령배는 이후 고교야구의 전력 평준화로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이듬해인 78년 양상문(태평양)이 이끄는 부산 고로 내러 갔던 대통령배는 79년 선린상고가 윤선환(삼성)을 내세워 윤학길(윤학길·롯데)을 앞세운 부산상고를 15-1로 대파, 대통령배 결승전 최 다점 수차로 승리했다.
격동의 80년대에 들어선 대통령배는 80년 선동렬(해태)의 광주일고와 이순철(해태)의 광주상고가 결승에서 격돌, 광주일고가 8-2로 승리한 후 귀향했으나 그 직후 광주항쟁이 발생, 피로 얼룩진 역사의 현장을 지켜보며 대통령배 트로피는 1년간 한 맺힌 도시 광주에 고즈너기 있었다.
6회 대회 이후 연패하는 팀이 없었으나 84, 85년 박형렬(OB)·김동수(LG)의 황금배터리를 보유한 서울고가 2연패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후 20회 대회에서 조규제(쌍방울)의 활약으로 대통령배는 군산상고로 되돌아갔으며 87년 천안 북일고는 충청세로서는 두 번째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대통령배대회의 첫 만루 홈런은 69년 3회 대회 때 중앙고-세광고 전에서 중앙고 4번 이종도(태평양 코치)가 좌측 담 장을 넘기면서 2만여 관중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고교야구의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역전 극.
70년대 중반 대통령배 대회에서는 1회전에서 홈런으로 역전승하면 정상에 오른다는 징크스를 낳기도.
9회 대회(75년) 우승팀인 광주일고는 1회전에서 보성고에 9회 초 밀어내기로 1점을 내줘 패색이 짙었으나 9회 말 이현극이 고교야구사상 첫 굿바이 역전 투런 홈런으로 2-1로 승리, 결국 결승에서 경북 고를 6-2로 제압, 우승했다.
또「역전의 명수」군산상고도 10회 대회 1회전에서 마산상에 1-0으로 뒤지다 9회 말 김종윤이 역전 투런 홈런을 뿜어내 기사회생한 후 승승장구, 결승에서 대구상고를 꺾고 우승해 이를 실증했다. <장 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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