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소비에트 문학 집대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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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국내 최대분량의『러시아 소비에트 문학전집』이 간행된다. 한길사는 18세기 이후의 러시아 근대 문학과 러시아 혁명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대표적인 소비에트 문학을 전50권에 모아 93년까지 완 간하기로 하고 그 1차 분으로 푸슈킨의 장시『예브게니 오네긴』등 9권을 6월말 펴낸다.
한길사는 이를 위해 올 초 소련 과학아카데미 세계 문학연구소장 F F쿠즈네초프, 동 연구소주임 연구원인 재소 한인 김제호씨 및 박형규(고려대), 김희숙(서울대), 이항재(단국대)교수 등 한-소 양국의 러시아 문학 전공자 5명으로 편집위원을 구성, 러시아 문학 25권·소비에트문학 25권에 실릴 작가와 작품 선정을 끝냈다. 작품의 번역은 소련에서 보낸 원본 원고를 원칙으로 30여명의 러시아 문학 전공학자가 맡고 있다.
한편 1차 분 9권이 발간되는 것을 계기로 한길사의 김언호 사장·임헌영 주간은 소련 세계문학연구소의 초청으로 소련을 방문, 한-소 문학작품 교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푸슈킨·체호프·톨스토이·고리키·솔로호프 등으로 대표되는 러시아 소비에트 초창기문학은 우리의 근대문학 초창기 외국문학 중 가장 많이 번역되고 널리 읽혔음에도 불구, 분단이후 .냉전 이데올로기로 금기 시 되어 왔다. 그러나 88서울올림픽 이후 북방외교와 민주화 추세에 따라 소련 현대문학이 몇몇 출판사에 의해 낱권으로 번역, 출간되다 작년 초 중앙일보사에서 전30권으로 소련·동구 현대문학전집이 출간돼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했다.
이번 『러시아 소비에트 문학 전집』편집에 대해 쿠즈네초프는『한국 인멜리겐차의 지적 관심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 현대 세계의 근본적인 문제들, 실제 현실의 가치 등을 문예미학에 일치시키며 찾는 최상의 작품들만 엄선했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이항재씨는『세기말적 허무주의와 시대의 불안한 징후를 소극적, 혹은 부정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해체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이 우리 문단에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전통적으로 강력한 현실주의적 경향과 사회평론 적 원칙, 건강한 낙관주의를 견지 해 준 러시아 소비에트 문학은 우리 문단에 경량 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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