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핵실험후 장기집권 선언…후계논의 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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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방위원장 김정일은 지난해 10월 핵실험 실시 직후 장기간에 걸쳐 최고지도자로 전권을 행사하겠다고 선언, 사실상 후계자 논의를 금지시켰다고 마이니치 신문이 4일 보도했다.

신문은 베이징의 북한에 가까운 관계자 말을 인용해 김 국방위원장이 작년 10월 하순 노동당 간부들에게 "나는 앞으로도 오래동안 최고지도자로서 일할 것이다. 80세, 90세까지도 가능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을 들은 간부들 상당수는 "그가 최소한 80세까지, 향후 15년은 전면에서 활동할 것이며 그때까지는 후계자 문제를 입에 올리지 말라는 의사 표명을 한 것"으로 받아 들였다고 소식통은 소개했다.

때문에 북한 지도부에선 김 위원장의 후계자 논의가 금기시돼 사라졌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지금까지 김정일의 후계자로 거론된 것은 영화배우 출신인 성혜림(2002년 5월 사망) 소생인 김정남(35), 재일교포 북송자인 고영희(2004년 6월 사망설) 소생의 김정철(26)와 김정운(23) 등 3명이다.

이밖에 김정일의 매제인 장성택(60)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신문은 또 김정일이 지난해 11월 말 자신의 올 생일(2월16일) 축하행사를 취소하라며 앞으로 아버지 김일성의 생일(4월15일)만을 축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베이징의 북한 연구자는 작년 여름 대규모 홍수 등의 피해로 악화한 북한의 경제사정을 감안하면 2.16과 4.15의 대형 축하행사를 같이 치르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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