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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새해 벽두 또 '아프리카 구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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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국 외교부장에겐 독특한 새해 임무가 하나 있다. 아프리카 순방이다. 16년째 내려오는 전통이다. 중국이 얼마나 아프리카를 중시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도 올해 벽두 아프리카 대륙을 찾았다. 그의 일정은 지난해 12월 31일 서부아프리카 베냉을 시작으로 적도기니.기니비사우.차드.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리트레아.보츠와나 등 7개국으로 이어진다.

중국은 1956년 5월 이집트와의 수교로 아프리카와 첫 인연을 맺었다. 대륙 전체와 손을 잡은 것은 2000년 10월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된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이 시작이다.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열린 이 포럼에는 아프리카 53개국 중 48개국의 정상급 인물이 집결했다.

중국과 아프리카의 관계는 지금까지 별로 삐걱거린 적이 없었다. 충돌할 사안이 적은 반면 에너지 자원.경협 자금 등에서 주고받을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국제정치와 군사전략적 측면에서도 아프리카는 중국에 매우 중요하다.

◆아낌없이 주는 중국=아프리카에 공을 들이는 중국의 목적은 에너지 확보다. 1993년부터 원유 수입국으로 돌아선 중국은 현재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둘째로 많은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2005년 중국은 1억7000만t의 원유를 생산하고 1억2000만t을 수입했다.

자원 보고(寶庫)인 아프리카의 관심을 사기 위해 중국이 지금껏 탕감해준 채무는 156건, 14억 달러에 이른다. 거액의 신규 차관 제공도 잊지 않는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지난해 앙골라를 찾아 인프라 건설 비용으로 20억 달러의 장기저리 차관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리 외교부장도 이번에 베냉을 방문해 기존 채무의 탕감과 380만 달러의 신규 차관을 주겠다고 밝혔다.

◆중국 고위층 잇따른 방문=2000년 이후 매년 평균 20명의 고위 지도자와 외교부장이 아프리카를 찾았다. 국가원수도 수시로 아프리카로 날아갔다. 지난해만 해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4월), 원자바오 총리(6월), 우관정(吳官正) 중앙기율검사위 서기(8월)가 각각 순방했다. 수교 50년 동안 장관급 이상의 고위층 방문이 838회, 이 가운데 최고지도자가 찾은 경우가 162회나 된다. 아프리카에서는 지금까지 52개국의 장관급 이상 인사 524명이 중국을 방문했다.

후 주석이 찾은 나라는 모로코.나이지리아.케냐다. 원 총리는 이집트.콩고.앙골라에 주력했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산유국이라는 점이다. 중국은 2005년 아프리카에서 하루 77만1000배럴의 원유를 수입했다.

베이징=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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