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대미 외교 전문가 … 말년엔 '얼굴마담' 역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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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사망한 백남순(78.사진) 북한 외무상은 '백남준'이란 이름으로 남한에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양강도 출생으로 김일성종합대학을 나온 그는 대남.외교 분야 외에도 조선기자동맹 부위원장과 직업총동맹 부위원장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1972년 남북대화가 시작될 당시 북한적십자회 중앙위 자문위원으로 남북대화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90년 남북 고위급회담 북측 대표를 거쳐 96년에는 대남기구인 조국전선의 서기국장을 맡았다.

94년에는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 간의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부총리급 예비접촉의 대표도 지냈다.

대남통인 백 외무상은 김정일 정권이 본격 출범한 98년 9월 외무상에 발탁됐다. 외무상으로 임명되면서 이름도 백남순으로 바꿨다. 이후 그는 북한 핵문제와 북.미 관계 회담에 관여하며 국제무대에 얼굴을 나타냈다. 그렇지만 실질적인 권한은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등이 행사해 '얼굴마담'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때문에 그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외교 노선이나 정책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말이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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