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건 한소 자원공동개발/대소 개발투자 전망과 문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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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런스코에 가스전등 조속개발 전망/재원마련·업체간 과당경쟁이 문제
사할린 및 동부시베리아 지하자원에 대한 한소간 공동개발사업이 고르바초프의 방한을 계기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사할린 런스코에 가스전 개발을 비롯해 사할린 중북부오하 지역의 육상 유전,하바로프스크주 프라보우루미 혼합금속광산과 우갈 유연탄광 등이 투자대상이 된다.
이 가운데 특히 런스코에 가스전은 이번 양국정상회담에서 합의된대로 조속히 개발에 착수,빠르면 3∼4년내에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가스(LNG)가 우리나라에 수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런스코에 가스전은 사할린 중북부 해상 수심 50m의 대륙붕으로 가스 추정매장량은 2억∼2억5천만t이며 연안에서 20∼30㎞밖에 떨어지지 않아 개발이 용이한 지역이다.
런스코에 가스전개발은 그동안 소련연방정부와 사할린 주정부사이에 의견차이가 컸었다.
연방정부는 동부시베리아의 대규모 야쿠트 가스전(추정매장량 67억t)과 공동개발,파이프로 북한­한국­일본을 연결하자는 것이고 주정부는 막대한 투자비용과 장기간이 소요될 시베리아 개발계획과는 별도로 이 지역만 독자개발 하겠다고 맞선 것이다.
국내기업도 현대자원개발은 연방정부와,(주)팜코는 주정부와 접촉해 개발계획을 추진해 그동안 교통정리에 애를 먹어왔다.
그러나 최근 연방정부가 주정부의 의견을 받아들임으로써 이지역 가스전개발은 새로운 계기를 맞았다.
주정부는 주도인 유즈노사할린스크 남쪽 40㎞지점에 있는 콜사코프항에 LNG 플랜트공장을 건설,생산된 가스를 선박을 이용해 한국에 수출할 계획을 갖고있다.
개발비용은 30억달러로 연간 6백만∼8백만t을 생산,2백만t은 사할린 및 소련본토에서 소비하고 나머지 4백만∼6백만t은 한국에 넘기겠다는 것이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오는 95년 LNG 수요가 연간 5백60만t에 이르러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가스를 충분히 소화할 여력이 있다는 계산이다.
또 오크로즈노에,위그리크티등 2개 지역으로 구성된 사할린 중북부 오하 육상유전은 가채매장량이 4천5백만배럴로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1억3천만달러만 들이면 당장 내년부터라도 석유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역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동원탄좌는 소련사할린 연안석유가스회사(SAMELO)와 올해안에 계약을 체결,본격적인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함께 주석·동·텅스텐 등이 3천5백만t가량 매장돼있는 프라보우루미광산은 삼성·현대·대우·럭키금성 등이 다투어 개발참여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우갈 유연탄광은 현대가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력자원부 관계자는 『이 지역 개발에 대한 한국과 소련의 이해가 일치,본격적인 투자가 단시일내에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소련은 국내외에 시베리아가 개발되고 있다는 것을 가시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고 한국은 위험부담이 많은 대규모 프로젝트보다는 소규모지만 개발가능성이 확실한 것만 골라 집중 투자하자는 것이다.
물론 이지역 자원개발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있다.
가스전개발만해도 30억달러의 자금이 소요,재원마련에 어려움이 예상되며 현대자원개발과 (주)팜코의 다툼처럼 국내업체간의 과당경쟁도 우려되고 있다.
또 설계·시공·감리등 우리의 모자라는 기술을 메워주어야할 미국·일본의 기업들이 아직은 이지역 자원개발에 미온적인 태도다.
동력자원부는 이에 따라 위험분산과 과당경쟁을 막기위해 한 업체의 단독 진출은 불허,국내업체끼리 컨소시엄구성을 통해 미·일 기업과 공동진출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한종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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