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 농가가 말 소유하는「선진국」방식"|개인 마주 제 산파역 정복화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제주 조랑말 경마가 20일 본격 개막되고 국내최초로「개인 마주 제」가 채택돼 첫 시행된다.
작년 말 북제주군 애월읍 금덕리의 해발 3백50m고원 일대 21만여 평에 개설된 조랑말 경마장은 제주의 색다른 흥밋거리로 등장한 관광명소. 올해의 이곳 경마경기는 20일 시작돼 12욀1일까지 주말마다 하루에 10개 레이스씩 펼쳐진다.
특히 개인 마주 제로 운영될 제주 경마는 경주마가 마사회 소유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사육농가가 말을 소유하되 마사회지정 조교·관리인이 조련을 맡는 독특한 체제.
말을 타고 달리는 기수들도 마사회소속이 아니고 자신의 역량과 성적에 따라 상금을 받는 선진국 경마장 운영체제를 따르게 된다.
제주 경마장 시스템의 첨병 역을 맡고 나선 기수 회 회장 정복화씨(25·북제주군 애월읍 덕리산23)를 잠시 만났다.
『작년 10월28일 개장, 나흘동안 시험 경마를 벌인 적이 있긴 하지만 사실상 올해가 개 인 마주 제의 성패를 가르는 첫 시험대가 될 것 같아서 몹시 걱정됩니다. 4명 기수들의 생계문제도 달려 있고 조랑말로도 경마가 성공할 수 있느냐가 걸려 있어요. 꼭 실현돼야 할 과제이고 국제적인 추세여서 앞장서게 됐습니다.』
경기도 평택이 고향인 그는 89년 초 친구의 권유로 기수양성소에 입소, 1년만에 자격을 따낸 천부적인 경마 꾼.
그는 작년 한해 동안 70회의 레이스에 출전, 제주도 지사 배에 우승하는 등 1착 13회 2착15회의 전적으로 상금 순위가 1∼2위에 랭크돼 있다.
『말이 경마용으로 성공하려면 발주 검사와 능력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말이 일정한 코스를 달려야 하고 적어도 1천m트랙을 1분39초안에 주파해야 하기 때문이죠. 국내엔 조랑말이 약 2천5백 마리나 되지만 경주용 판정을 방은 말은 1천 마리 정도고 실제 출전용 경마는 3백 마리 안팎이랍니다.』
자신의 애마는 레이스에 강한「서부 두」와 자신이 길들인 다크호스「무근 성」. 올해 열리는 4대 레이스인 ▲한국 마사 회장 배(6월) ▲제주도지사 배(9월)▲마주협회장배(10월) ▲제주일 마 배(11월)등을 모두 휩쓸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조랑말은 온순하고 몸집이 작아서 위험부담이 적고 힘이 좋습니다. 제주 명산인데다 경주자체가 신나서 짜릿한 쾌감도 있고요. 부담이 되지만 멋진 레이스를 펼쳐 올 연말까지 10만명 이상의 레저관중을 끌어들일 작정입니다.』 【제주=배유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